뷰티 디바이스 등 신사업 약해...APR, LG생건ㆍ아모레 뒤 이을 듯

애경그룹이 그룹의 모태인 애경산업을 매각을 저울질 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뷰티) 기업 빅3’ 중 하나인 애경산업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며 시장 지각변동이 점쳐진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애경그룹은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으로 현재 확정된 바 없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애경산업은 ‘루나’ 등 화장품과 ‘케라시스’, ‘2080’ 등 생활용품 사업을 전개하는 애경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뷰티 빅3 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에이피알에게 매출이 따라잡히며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기준 주요 화장품 기업의 뷰티 부문 매출은 △아모레퍼시픽 3조4778억 원 △LG생활건강 2조8506억 원 △에이피알 3385억 원 △애경산업 2615억 원 등이다. 에이피알이 뷰티 디바이스를 내세워 빠르게 성장하면서 애경산업 자리를 꿰찼다.
애경산업은 경쟁사보다는 신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은 편인다. 아모레퍼시픽(아모레), LG생활건강(LG생건), 애경산업 등 3사 모두 중국 시장을 공략해 크게 성장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의 소비 침체 등으로 실적이 흔들렸다. 이후 아모레와 LG생건은 수출국 다변화와 함께 뷰티테크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와 인공지능(AI) 활용 방안을 논의할 정도로 뷰티테크에 관심이 많다. LG생건은 북미 화장품 업체를 품는 등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고, 뷰티 디바이스도 출시했다. 하지만 애경산업은 뾰족한 수가 없다. 중국 경기가 침체하자 일본 등으로 선회해 현지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지만, 채널 정비 외에는 뚜렷한 행보가 보이지 않는다.
애경산업을 제친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가 핵심 경쟁력이다. 디바이스 매출만 연간 3000억 원이 넘는다. 수출국가도 미국, 유럽, 일본 등 고루 분포한 편이다. 뷰티테크의 핵심 활용 분야로 거론되는 디바이스는 LG생건과 아모레도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해 애경산업은 아직 구체화한 바가 없다.
애경산업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며 뷰티 빅3 구도가 LG생건, 아모레, 에이피알로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업계 주요 화두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인데, 애경산업 과제는 신사업”이라면서 “매각 상황에서 신사업 추진은 거의 불가능하다. 당분간 사업 전개에 있어서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