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위 UMC·GF 합병 시 파장은?
"삼성에 위협적인 합종연횡"
현실적으로 불가할 것이란 회의론도

파운드리 업계에 지각변동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세계 4위 대만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5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두 회사의 합병이 현실화되면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를 밀어내고 글로벌 3위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TSMC의 독주 체제를 흔들기 위한 반격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2위 삼성전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파운드리 세계 4위 업체인 대만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5위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의 합병 가능성이 불거졌다. 만약 이들의 짝짓기가 성사되면 중국 SMIC를 제치고 파운드리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파운드리 기업의 합병 소식은 업계에서 종종 제기돼 왔다. 수년 전에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종합반도체 기업 인텔이 GF 인수를 타진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는 TSMC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에 맞서기 위한 합종연횡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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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 전문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67%) △삼성전자(8.1%) △중국 SMIC(5.5%) △UMC(4.7%) △GF(4.6%) 순이다.
UMC와 GF의 합병설이 부각되며 삼성전자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2위인 삼성전자는 1위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3위인 중국으로부터는 추격받는 위태로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기술 핵심은 5나노미터(nm) 미만 초미세공정이다. 나노란 반도체 회로의 선폭이다. 숫자가 작아질수록 발열량이 줄고 성능이 올라간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4나노 제품을 양산 중이며, 올해는 2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TSMC는 올해 하반기 대만 가오슝 공장에서 2나노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2나노 공정 구현에서 가장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대만 기업 UMC의 노하우와 기술력, 미국 회사인 GF의 북미 빅테크 기업 고객사 등이 합쳐지며 시너지가 생길 것”이라며 “빠른 속도로 성장해 삼성전자 등 다른 경쟁사들을 위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중국 SMIC는 뒤로 밀리게 된다. 그러나 이는 단순 시장 점유율만 미뤄볼 때의 시나리오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기업에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과 빠른 산업 성장속도를 고려하면 SMIC에게는 두 회사의 합병이 큰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입에 제약을 받고 있다. 미세 공정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사이캐리어(SiCarrier)라는 기업은 심자외선(DUV)를 이용해 EUV를 대체하겠다고 밝히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거래사인 SMIC도 곧 5나노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두 회사가 합병하면 삼성전자에 위협이 될 수는 있지만 SMIC는 중국 정부가 어떻게 지원하고 자구책을 찾느냐에 따라 위협이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합병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두 회사가 합치면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미국 등) 다른 나라나 기업들이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 "독과점 이슈 등 문제가 터질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합병의 주체는 GF보다는 UMC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미국이 이를 견제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