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의원, “가상자산 사업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 필요”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지켜야 하는 선을 잘 그어놓고, 그 가이드라인 속에서 마음껏 사업해 뒤처지지 않고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명확한 가상자산 산업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2일 민병덕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개최된 ‘디지털자산 패권 경쟁과 대한민국의 전략: 트럼프 행정부 정책과 기술 혁신의 미래’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민병덕 의원실과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행사에는 민병덕 의원과 임종인 대통령비서실 사이버특별보좌관 겸 디지털자산정책포럼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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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의원은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말과 똑같다고 생각했지만, 기본 원리에서 말과 자동차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디지털자산을 기존 화폐 문법으로 해석하려고 하면서 우리 정부도 계속 발전을 막는 방향으로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은 이를 완전히 새로운 현상으로 보고 대응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디지털 선진국인데,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견해가 구시대적이라서 모든 기회를 뺏기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리더십이 생기는 시기에는 산업 현장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면서 “관련 정책에 있어서 방향만 생각하지 말고 속도도 중요하다는 부분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종인 대표는 “환경이 바뀌면 해석을 새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다행히 최근 금융위가 가상자산과를 만들면서 이용자보호와 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가져가겠다고 한 것은 다행인 부분”이라면서 “논의가 정책에도 반영돼 디지털자산에서 앞서가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상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트럼프 시대 글로벌 패권 경쟁과 디지털 자산’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경제적 국가책략의 중요성이 디지털자산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서 “과거나 지금이나 시대를 읽는 ‘독시’, 이를 바탕을 힘을 기르는 ‘자강’, 또 다른 국가의 흐름을 읽는 ‘균세’가 세 가지 과제”라고 했다. 이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도 이를 둘러싼 패권 경쟁에 대한 국가책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현재 글로벌 가상자산 업계 상황을 ‘디지털 쩐(錢)의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국내에서 관련 산업 육성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미국은 전례 없는 부채수준과 차버린 부채한도에 직면했다”면서 “부채와 함께 세수감소, 관세, 이민 정책 등이 불러온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고 달러 수요를 만들어내기 위해 프라이빗 블록체인(CBDC)이 아닌 퍼블릭 블록체인(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의 상황은 CBDC와 스테이블코인 도입 중 어느 방향이 더 낫다고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안정적인 CBDC의 도입과 확장성이 큰 스테이블코인 모두가 필요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미 글로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뿐만 아니라 토큰화 기술을 통해 부동산, 매출채권 등 비유동화 자산까지 활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일각에서는 지급 결제가 모두 디지털화된 은행 앱서비스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게 왜 필요하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른 답이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경은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미국 입법 동향을 통해 국내 가상자산 입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당국이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분명히 할 시기가 됐다”면서 “산업이 거래소 중심 틀에서 벗어나 다양화할 필요가 있고, 이에 기본법에선 업을 분류하고 업종에 맞는 진입규제 및 영업행위 규제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 교수는 “3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자산이라고 선언한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한 규제 명확성을 높이는 미국의 FIT21 법안과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상원 발의), 스테이블코인 액트(하원 발의) 등을 소개하며 결국 미국이 규제를 통해 행위에 의한 규제가 아닌 법에 의한 명확한 규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결국 우리나라도 규제 명확성이 중요하다”며 “현재 우리나라도 행정지도에 의한 규제가 강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법인 계좌 금지, 금가분리, 현물 ETF 금지 등도 행정지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융통성있는 규제 측면에선 행정 규제가 필요하지만, 명확성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