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산재한 불확실성 원인 지목
변수 해결 시 외국인 투자자 유입 전망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즉각적인 매수세 유입보다는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며 시장을 떠나는 모습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공매도 재개가 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며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외국인 보유율은 시가총액 기준 32.40%였다. 공매도 재개 직후 4거래일(3월 31일~4월 3일) 평균은 32.47%로, 직전 4거래일(3월 25~28일) 평균인 32.54%와 비슷한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공매도 재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국내 증시를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공매도 재개 직후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4조747억 원(ETF·ETN·ELW 제외)을 순매도했다. 또한, 코스피 시장에서 이날까지 총 3조5946억 원어치를 공매도했는데, 이는 코스피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의 90%에 육박했다.
전문가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올 유인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국내 증시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다시금 갖추게 되면서다. 이는 롱(매수)-숏(매도) 전략을 활용하는 외국인 투자자를 불러들일 수 있으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조건을 충족하며 패시브 자금을 끌어모을 수도 있다.
관련 뉴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공매도를 주로 롱-숏 페어 전략을 구사하는 방편으로 사용한다"라며 "롱-숏 자금이 유입되면서 외국인 거래비중 상승과 시장 유동성 증가가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며, 공매도 재개 직후 숏 포지션을 다시 구축할 때를 지나고 나면 지수보다는 시장 스타일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와 이익모멘텀 기반 롱-숏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결과,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수급과 실적 개선이 강한 알파 요인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라며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업종 중 외국인 수급이 동반되고 있는 대형주 중심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과거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가 상승했던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세 차례 공매도 재개 후, 코스피의 3개월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1차와 2차 재개 당시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대량 유입되면서 상승 추세를 주도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상승폭과 강도를 결정짓는 변수는 밸류에이션과 외국인 순매수 강도였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되고 국내 증시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가 전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공매도 재개 이전 보편 관세 등 다른 이슈가 크다 보니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고 코스피 지수가 떨어진 것으로 해석한다"라며 "전 세계 증시가 침체를 겪고 있는데, 공매도 재개만으로 외국인 투자 유입을 바랄 수는 없다. 불확실성이 완화돼야 외국인이 움직일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