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가운데, 자동차 등에는 상호관세가 추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자동차 업계는 일단 한숨 돌린 분위기다. 다만, 관세 회피를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는 점은 고민이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26% 관세를 비롯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발표했다.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기존에 다른 관세가 부과된 품목은 상호관세가 추가로 적용되지 않는다.
상호관세는 피했지만 관세 회피를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면 이에 따른 국내 공장의 미국향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 5위에서 7위로 떨어진 한국 자동차 생산에 직격탄이다.
미국이 상호 관세 및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국가별 협상을 통해 조율하지 않는 한 미국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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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대자동차의 국내 수출 118만 대 중 미국향은 64만 대로 비중은 54%다. 기아의 국내 수출 101만 대 중 미국향은 38만 대(비중 38%)다. GM한국사업장(한국지엠)의 수출 중 미국 비중은 88%다.
미국 판매 수입산 비중은 현대차가 68%, 기아 64%로 미국 시장 평균 50% 대비 수입차 의존도가 높은 수준이다. 두 업체의 미국 판매 중 한국산 비중은 현대차 67%, 기아 45%로 파악된다.
일단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자동차 가격인상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 “오늘 관세 발표가 있었다. 이전에도 설명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라고 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장이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고 큰 의지를 갖고 있다”며 “그래서 단기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늘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좋은 디자인, 기술, 서비스, 금융 프로그램을 비롯해서 좋은 제품, 경쟁력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관세는) 국가와 국가 간에 벌어지는 일이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저희의 숙제인 것 같다”면서 “기아의 장점은 가장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할수 있는 체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방향 설정이 나오면 신속하게 대응해 잘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생산 및 수출 계획 변화에 대해선 “현재 변화는 없고 갖고 있는 공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미국내 세 번째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로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려가며 타격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HMGMA’ 준공식에서 “현재 미국에서 170만 대 팔고 있다. 현지 생산을 36% 정도 하고 있는데, 이 비율을 44%까지 올릴 생각”이라며 “그리고 더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