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검찰총장 임명돼 '적폐 청산' 앞장서
'조국 자녀 입시 비리' 수사하면서 정권과 대립각 세워
대통령 선출된 이후 김건희 여사 비리 등 지지율 폭락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박근혜 이후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라는 국정 목표를 내걸고 취임했지만, 거대 야당과의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결국 탄핵에 이르고 말았다.
4일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은 1960년 12월 18일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는데, 부친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의 설립 멤버인 고(故) 윤기중 교수다. 1979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과대학에 진학했다.
9수 끝에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 수료 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검사 시절 윤 전 대통령은 '강골 검사', '스타 검사'로 불리며 국민의 신망을 얻었다. 공정과 상식, 원칙을 바탕으로 대기업은 물론 보수·진보 인사를 가리지 않고 정권의 정통성을 흔드는 수사를 펼쳤기 때문이다.
그가 언론의 조명을 집중적으로 받기 시작한 것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하면서다. 수사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하며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국회에서 검찰 수뇌부가 수사를 방해한다고 폭로하면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으로 대중들에게 독립성과 강한 소신을 지닌 검사로 인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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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에서 수사팀장으로 발탁,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구속에 이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이른바 '적폐청산'의 명목으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에 발탁되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다스 비자금 및 뇌물 수수 혐의 수사를 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
하지만 검찰 개혁과 당시 자녀 입시 비리에 휘말렸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펼치면서 자신을 중용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도 극심하게 대립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과정에서 검찰총장에서 물러났고, 문재인 정부와 완전히 결별했다. 이후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경쟁에서 간발의 차로 승리하며 대권을 거머쥐게 됐다.
자유와 공정, 상식을 국정 운영의 기조로 삼으며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를 천명했던 윤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각종 악재에 휘말렸다. 특히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집권해 야당과의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지만,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펼치며 갈등을 이어갔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150명이 넘게 사망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지지율이 폭락했다.
취임 2년 차 때는 악화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친화적인 대일 외교를 폈지만, 뚜렷한 실익이 없어 굴욕 외교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어 재벌 총수들과 함께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밀려 실패했다.
이 밖에도 △2000명 규모의 의대 증원 △채 상병 사건 외압 △'바이든 날리면' 논란 △화물연대 파업 논란 △과도한 거부권 행사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떨어졌다.
이 같은 악재 속에서 윤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인 김건희 여사였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허위 경력 기재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국정 관여 의혹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국정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9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명태균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권의 뿌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명태균 관련 보도가 있고 3개월 뒤, 윤 전 대통령은 야당의 '입법 독재'와 '예산 폭거'를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특히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군대를 보내면서 탄핵 소추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2차 표결 끝에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지난해 12월 14일 직무가 정지됐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 심판 과정에서 '경고성 비상계엄'이었다며 각종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날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탄핵당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