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방의 날, 세계화 종말의 날 되다”

입력 2025-04-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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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주도해온 미국, 영향력 거둔다”
관세 효과 없진 않으나 부작용도 만만찮아
전문가 “보호무역으로의 전환 비용 매우 클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세계화 시대의 종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전 세계 교역국에 최소 10%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전 세계에 전달된 하나의 메시지라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평가했다.

안드레 사피르 브뤼셀대 경제학 교수는 “세계화의 중심에 있던 미국이 철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상품이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길 원하며, 수십 년간 세계 경제를 주도해온 미국의 영향력을 거두고 싶어한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일자리와 공장이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올 것이며 이미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관세율이 ‘0%’가 되길 원한다면 바로 여기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반응이 없진 않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몇 주간 애플이나 존슨앤드존슨, 일라이릴리, 한국의 현대자동차 등도 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 내 투자를 발표하는 등 사업 확장 움직임을 보였다.

독일 기계공업협회(VDMA)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독일 기계업체의 절반가량은 관세 등의 영향을 이유로 미국 투자를 확대할 계획으로 나타났다. 독일 산업 대기업 지멘스는 지난달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 제조 시설 등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만은 TSMC 외에 폭스콘, 컴팔, 인벤텍 등이 텍사스에 새로운 투자를 모색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멕시코에서 기존 사업장 규모에 필적할 수 있는 AI 서버 제조용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전환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등도 글로벌 경제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 데릭 캄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전환의 과정이 상당히 복잡할 것”이라며 “아주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며, 비용도 많이 들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인 게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공급망 변화다. 글로벌 기업들은 미·중 갈등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국 외 지역에서도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있는데, 애플이 아이폰 일부를 인도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게 그 예다.

중국 대안으로 인기 있는 생산지는 멕시코와 베트남으로 멕시코는 무관세라는 강점이 있고, 베트남은 낮은 생산비용을 자랑한다. 다만 이러한 변화로 미국의 대(對)중 수입 비중은 줄었지만, 베트남과 멕시코 등 다른 교역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증가, 무역적자가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를 이유로 비관세 장벽을 거론하며 상호관세에 나섰다. 그러나 주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이 천문학적인 정부지출과 낮은 저축률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관세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부흥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기업들은 지출 계획을 줄이고 있으며, 첨단 기술에 초점을 맞춰왔던 미국 제조업이 수입으로 충당하던 부품이나 소재 등을 국내에서 조달할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다.

이미 미국 제조업체는 나사와 너트, 볼트 등 기본 부품 비용 증가에 시달리고 있어서 글로벌 공급망에 계속해서 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미스코스피커의 단 디그레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관세로 스위치를 켠다고 갑자기 미국이 제조업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매우 어렵다”고 한탄했다. 미스코는 테마파크와 우주선 등에 사용되는 음향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의 절반 정도를 미국 내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진동판이나 구리제 보이스코일 등 주요 부품은 해외 공장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중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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