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5%↓…8개월 내 최저
국제유가 4년 내 가장 낮은 수준…WTI 7.41%↓
금 선물, 2.76↓…현금 확보 위해 매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4일(현지시간) 이틀째 도널드 트럼프발 관세에 따른 전 세계 경기침체 공포에 휩싸였다. 특히 중국 등 주요국들이 보복 관세에 나서는 등 무역갈등이 격화되며 전일보다 충격파는 더 컸다.
뉴욕증시는 또 폭락했고, 유럽증시는 전일보다 더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7%대 급락세를 보이며 4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231.07포인트(5.50%) 급락한 3만8314.86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322.44포인트(5.97%) 떨어진 5074.0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962.82포인트(5.82%) 하락한 1만5587.79에 종료했다.
S&P500은 팬데믹 확산 공포가 덮친 2020년 3월 16일(-12%) 이후 5년 내 일간 기준 가장 큰 낙폭이다. 전일에도 4.84%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크게 추락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도 전일에 각각 3.98%, 5.97%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요 빅테크 종목인 ‘매그니피센트7(M7)’은 이날도 급락세를 나타냈다. 테슬라(-10.42%)·엔비디아(-7.36%)·애플(-7.29%)·페이스북 모기업 메타(-5.06%)·아마존(-4.15%)·마이크로소프트(-3.56%)·구글 모기업 알파벳(-3.40%) 등 3~10%대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전 세계 교역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 및 발효했다. 이에 글로벌 무역전쟁을 촉발시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전 세계 증시를 흔들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맞대응하는 등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R의 공포가 더욱 짙어졌다.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1월 20일) 직전인 지난 1월 17일 이후 이날까지 미 증시 시가총액이 9조6000억 달러(약 1경4000조 원) 증발했다고 추정했다.
유럽증시도 이틀째 폭락세를 나타냈다. 유럽 주요 600개 종목의 주가 흐름을 나타내는 스톡스유럽600지수는 26.79포인트(5.12%) 급락한 496.33에 마감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하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컸다. 또한 작년 8월 7일(495.96)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도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로 7% 넘게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4.96달러(7.41%) 추락한 배럴당 61.9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6월물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4.56달러(6.50%) 내려앉은 배럴당 65.58달러에 마무리됐다.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이번 주 WTI는 2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인 10.6%를, 브렌트유는 1년 반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인 10.9%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6.4bp(1bp=0.01%포인트) 내린 3.991%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글로벌 증시 패닉에 대표 안전자산인 금값도 3%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86.30달러(2.76%) 내린 온스당 3035.40달러에 마감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갔지만 최근 이틀간 이어진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하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날보다 0.93% 오른 103.02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