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침체 가능성 커…관세 철회해야”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이번에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관세를 둘러싼 정책 공방이 진정된 후 미국 기준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관세를 ‘미국 경제를 치료할 약’으로 옹호했지만, 결국 시장의 압력에 먼저 굴복하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올해 남은 기간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와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풋(트럼프 대통령의 증시 부양책)’과 ‘파월 풋(연준의 선제 금리 인하)’ 사이에 인내심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파월 풋의 행사 가격이 트럼프 풋보다 낮을 것이다. 즉,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꺾일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새로운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으며 그 결과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연내 0.25%포인트(p)의 금리 인하가 3~5차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다리지 않고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루비니 교수는 ‘닥터둠’이라는 명성과 다르게 낙관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반면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잠재적으로 실직자를 대거 유발할 수 있는 경기침체를 예측했으며, 월가 이코노미스트들도 상당수 이런 전망을 공유하고 있다.관련 뉴스
서머스 전 장관은 “관세정책으로 미국에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200만 명이 추가로 실직하게 되고, 가구당 5000달러(약 740만 원) 이상의 가계 소득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침체 국면에서는 시장이 현재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몇 주 동안 매우 중요한 선택이 있을 것이며, 이는 대공황을 일으켰던 1930년의 관세 계획보다 더 크다”며 “이미 발표된 정책을 철회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이 대규모로 코로나19 경기부양책을 펼치던 2021년 초 인플레이션 급등을 예상했다. 조 바이든 당시 미국 정부와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지만, 서머스 전 장관의 경고가 들어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