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3배 이상 비싸질 수 있어
“亞 공급망 美에 재현 비현실적”
애플 아이폰이 미국에서 생산될 경우 현재 가격의 3배 이상 치솟아 최고 3500달러(약 500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9일(현지시간) 나왔다.
월가 유명 분석가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글로벌 기술 리서치책 임자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아이폰을 제조하게 되면 현재 약 1000달러인 가격보다 세 배 이상 비쌀 수 있다”면서 “현재 아시아에 존재하는 매우 복잡한 생산 생태계를 미국에서 재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 20일 재집권 이후 전 세계에 전례 없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아이폰의 약 90%가 조립되는 중국에 관세 포격을 가장 집중했다. 또한 그는 애플에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아이브스는 “이 아이디어(아이폰의 미국 제조)는 ‘소설 같은 이야기(fictional tale)’”라면서 “공급망을 미국에 구축하려면 웨스트버지니아와 뉴저지 등에 반도체 공장을 세워야 한다. 그러면 아이폰이 35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브스가 말하는 반도체 공장은 전자기기를 구동하는 컴퓨터 칩이 제조되는 첨단시설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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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애플이 공급망의 단 10%만 미국으로 이전하려고 해도 약 300억 달러와 3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CNN은 “스마트폰 부품의 제조ㆍ조립은 수십 년 전 아시아로 이전됐으며, 대부분의 미국 기업은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창출하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제품 설계에 집중해왔다”면서 “이러한 전략 덕분에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돼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CNN은 또 “아이폰을 구동하는 칩은 주로 대만에서 제조되며, 디스플레이 패널은 한국 기업들이 공급한다. 그 외 일부 부품은 중국에서 제조되고, 최종 조립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자체적으로도 트럼프가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피하고자 2월에 향후 4년간 미국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도 애플은 인도, 브라질 등 중국 외 지역으로 주요 부품 생산 기반을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부사장은 “이들 국가는 중국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생산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