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환율 하락과 금리 상승 요인들이 수면 아래로 들어가고 있다. 증시 비관론자들 역시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지만 소수의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JP모간의 브루스 캐스먼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미 경제 성장률을 2년래 최고치인 3%로 전망했고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미국 경제가 2.5%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속속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예상치를 1550포인트에서 1680포인트로 상향했고, 한국투자증권도 기존 1450포인트에서 1650포인트로 상향했다. 외국계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도 한국 증시 전망을 각각 시장비중과 강세로 상향조정했다.
반면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학주 센터장은 지난 7월 28일 각국 정부의 출구전략(Exit Strategy) 프로그램이 가동돼 버블이 꺼지면 코스피 지수가 1120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올해 말까지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의 실업률이 내년 11%까지 치솟을 것이며 구직 의사가 없어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 사람을 포함하면 실제 실업률은 훨씬 높다고 진단했다.
국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제조업체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취업자 수는 추세적인 하강 곡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월 제조업 종사자 수는 383만6000명으로 1년전 같은 달보다 15만7000명 줄었다. 제조업평균 가동률이 바닥이었던 올해 1월에 비해서도 일자리가 5만9000개나 사라졌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부문에서 42만명 증가했을 뿐, 도소매·음식숙박업(-12만3000명)과 전기·운수·통신·금융업(-2만4000명) 등에서는 줄어들고 있다. 건설업 취업자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건설경기 부양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에 비해 3.9%(6만5000명) 감소했다. 정부가 상반기에만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에 31조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증시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때에는 항상 악재 요인들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법이다”며 “최근 변동성이 커진 환율 움직임과 금리 상승이라는 거시 지표들의 움직임엔 항상 관심을 가지고 촉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로 인해 시장의 강세가 조금 더 이어질 수 있어 탄력적인 대응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