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 혈액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헌혈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달 국제학술지 란셋 플래니터리 헬스에 게재된 ‘압박받는 혈액: 기후변화가 혈액 안전성과 공급망을 위협하는 방식’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극한의 기상 현상 등으로 혈액 수집과 검사, 운반 및 보관이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기후변화가 혈액 공급망의 각 단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 사례다.
산불이나 홍수, 자연재해 그리고 극한의 기상 현상은 헌혈자들이 헌혈 장소로 이동하는 일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유통기한이 짧고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한 혈액의 원활한 운송을 막기 때문이다.
지난달 호주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스 전역에 심각한 홍수 피해를 유발한 열대성 사이클론 알프레드로 3500건 이상의 헌혈 예약이 취소돼 호주의 혈액 재고가 급격히 감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이자 호주 적십자 산하 혈액관리기관인 라이프블러드의 연구원인 엘비나 비에넷은 “호주에서 처음으로 기상 현상이 혈액 공급에 전례 없는 영향을 미친 사례”라며 “혈액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이 연구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은 혈액 감염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뎅기열이나 웨스트나일바이러스, 말라리아 등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에 적합한 온도의 지역이 늘면서 수혈을 통한 감염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로 인해 곤충 매개 및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인한 새로운 위협도 더해지는 상황이다. 또한 공급의 문제뿐만 아니라 고온과 저온 및 기타 기후변화를 포함한 극한의 날씨는 임신 합병증, 심혈관 질환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수혈 수요도 증가시킨다.
보고서는 따라서 혈액 은행시스템이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