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사 한 곳이 미국 보잉에 주문했던 중형 항공기에 대해 인수 거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중국 현지에서 막바지 인도를 준비 중이던 해당 항공기는 결국 미국 본사로 되돌아왔다. 중국 정부의 미국산 항공기 구매 제한으로 인한 첫 인도 거부 사례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 샤먼(Xiamen)항공이 인수를 거부한 보잉 737 맥스 항공기가 전날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보잉 생산기지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항공기는 중국 저장성에 있는 보잉 완성센터에서 최종 인도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추진 중이었다. 항공기 동체 도색까지 샤먼항공으로 완료된 데다 내부 승객석도 발주 항공사의 요청에 맞춰 마무리된 상태였다.
로이터는 "(미국으로 돌아온)항공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 공세 탓에 희생됐다"라며 "항공기 판매에 차질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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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분석도 전했다. 주요 항공 전문 분석가들은 "관세 혼란으로 인해 많은 항공기 인도가 불확실성에 빠질 수 있다"라며 "일부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항공기 인도를 연기하며 관세에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잉은 2018년과 2019년 일련의 맥스 기종 사고 여파로 중단됐던 항공기 납품을 작년 여름부터 재개한 상태다. 중국시장 공략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둘러싼 혼란에 빠졌고, 수십 년간 지속해온 보잉의 무관세 공급망이 무너졌다"라면서 "이번 무역 전쟁으로 보잉이 큰 피해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역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항공기 수요국이어서 이번 항공기 인수 거부를 시작으로 제때에 항공기가 보급되지 못하면 현지 물류는 물론 관광 수요 역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