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74%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 예상
폴리실리콘ㆍ웨이퍼는 상호관세 면제
한화ㆍOCI, 美 밸류체인 핵심 부상
미국 정부가 동남아시아를 우회해 들어오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탈중국’ 공급망 재편이 빨라지고 있다.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고,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의 핵심 축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달 중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등에서 수입되는 중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한 반덤핑ㆍ상계 관세(AD/CVD) 최종 판정을 내릴 계획이다. 당초 18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연기된 상태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해 말 동남아 4개국을 통해 들어오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 최대 274%의 반덤핑 및 상계 관세를 부과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이는 한화큐셀, 퍼스트솔라 등 미국 내 태양광 업체들의 조사 요청에 따른 것이다. 6월 국제무역청(ITA)에서 최종 확정되면 미국 시장에서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산 제품이 사실상 퇴출 수순에 들어가게 된다.
저가 물량 유입으로 비정상적으로 하락했던 제품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선다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이미 예비 판정 이후 동남아산 수입이 위축되고 저가 재고들이 소진되면서 모듈 가격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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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發) 관세 리스크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미국 정부는 상호 관세 면제 품목에 폴리실리콘과 웨이퍼를 포함했다. 예컨대 말레이시아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홀딩스의 경우 상호 관세가 발효돼도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면 중국산 폴리실리콘과 웨이퍼에는 1월부터 5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OCI홀딩스는 ‘비중국’ 태양광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테라서스는 연 3만5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5만6600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국 텍사스주에 연 2기가와트(GW) 규모의 셀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내년부터 생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의 안정적인 미국 내 수요처를 확보함과 동시에 미국 내 태양광 핵심 공급망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 ‘솔라 허브’를 통해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솔라 허브는 잉곳, 웨이퍼, 셀, 모듈을 모두 만드는 북미 최대 통합 생산 단지다. 달튼 공장의 모듈 생산능력은 5.1GW이며, 카터스빌 공장은 각각 3.3GW의 잉곳, 웨이퍼, 셀, 모듈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생산기지가 없거나 현지 진출이 어려운 기업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미국 내 생산능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온 국내 기업들에게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