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경제인 사절단 단장 외에도 롯데 수장 역할 수행
롯데쇼핑 점포ㆍ케미칼 '라인프로젝트' 신공장 준공 한창
국내 내수 한계, 해외서 반전 노릴까...다양한 대응책 강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달 말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사절단장 역할로 인도네시아(인니)를 찾는다. 신 회장의 인니 방문은 2022년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롯데쇼핑과 케미칼, 건설에 이르기까지 롯데 계열사들이 인니 현지에서 다양한 사업분야에 포진해 있는 만큼 신 회장은 새 먹거리 마련을 위한 해외사업 확대 방안을 적극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재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28일과 29일 이틀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경제사절단 단장을 맡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방문에 나선다.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에는 롯데그룹을 비롯해 삼성전자, SK, KB금융지주 등 20여 개 주요 기업인들이 동행해 인도네시아경영자총협회(APINDO)와 공동으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다. 사절단은 지난해 출범한 인니 신정부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지 경제인들과 경제협력 및 상호 투자 확대를 논의할 예정이다.
신 회장의 어깨는 특히 무겁다. 국내 주요 경제인들을 이끌고 사절단을 선도해야 할 뿐 아니라 롯데그룹 사업 현장 점검에도 나서야 하기 때문.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는 인니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인니에만 롯데마트 50여 곳과 대형 복합쇼핑몰(롯데쇼핑 에비뉴) 1곳을 운영 중이다. 국내 유통사 중 유일하게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한 롯데는 이커머스 부상과 내수 침체를 타개할 복안은 해외 시장 강화라고 여기고 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은 오랜만에 찾은 인니 현지 점포 운영 상황과 시장 점검을 통해 향후 해외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K리테일의 해외 시장 판 키우기를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난해부터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해외 진출 성공 사례로 꼽히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베트남)'의 사례를 바탕으로 해외점포 신규 출점과 위·수탁 운영 등 여러모로 쇼핑몰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적극적인 투자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신 회장이 올해 5년 만에 롯데쇼핑 등기이사로 복귀한 것도,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유통업 지원 의지와 결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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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영 위기설의 기폭제가 돼 다소 주춤하기 하지만,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도 인니 찔레곤시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LINE)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관련 투자 규모만 5조4000억 원 수준이며 공사 준공 시 연간 에틸렌 100만 톤(t), 프로필렌(PL) 52만t, 폴리프로필렌(PP) 25만t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신 회장이 이번 출장에 앞서 가장 최근인 2022년 인니 출장길에 오른 것도 라인 프로젝트 현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지에 롯데케미칼 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면서 "규모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롯데건설도 인니 현지법인을 운영하며 투자 개발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 등 식음료 계열사도 현지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인니 소비자들의 입맛 공략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동남아시아를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를 그룹 전반에 주문하고 있는 만큼, 이번 한경협 경제사절단 출장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제시할 공산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