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은 돈이 세력?…이재명·한동훈, 후원금도 경쟁 붙은 2025 대선 [해시태그]

입력 2025-04-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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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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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10분 컷.”

인기 상품 오픈런도 인기 가수의 콘서트 티켓팅도 아닙니다. ‘정치권’에서 튀어나온 말인데요. 2025년 대통령선거(대선)를 앞두고 “하루 만에 29억 원 모았다”는 문장이 정치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정치 후원금 모금이 이번 제21대 대선 경쟁의 또 다른 전선이 됐는데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한동훈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법정 모금 한도인 29억4000만 원을 나란히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달성하면서, 후원금은 단순한 선거자금을 넘는 ‘지지층 결집의 실물 증거’로 떠올랐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먼저 모금 ‘기록’을 살펴볼까요? 이재명 예비후보는 15일 오전 10시 후원계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이 채 되기 전에 계좌는 닫혔죠. 최대 모금 한도인 29억4000만 원이 들어온 데 걸린 시간은 약 23시간. 무려 6만3000여 명이 후원했고, 99%는 10만 원 이하의 소액 후원이었습니다.

한동훈 예비후보는 21일 오전 9시에 계좌를 열고 오후 7시 55분에 닫았는데요. 단 11시간 만에 최대 모금 한도가 모였죠. 후원자는 3만5038명이었고, 이 중 93.9%가 10만 원 이하 금액을 후원했습니다. 평균 후원액은 약 8만4000원이었는데요.

금액은 같았지만, 두 캠프의 후원금 풍경은 달랐습니다. 한동훈 캠프 측은 “40분 만에 10억 돌파”라는 문구를 공개하며 열렬한 호응을 강조했는데요. 실제로 오전 중에 서버 접속이 불안정했다는 후기도 나오면서 거의 ‘티켓팅’에 가까웠다는 반응이 속출했죠.

이재명 캠프는 후원자 수의 힘을 내세웠습니다. 하루 만에 6만 명 이상이 지갑을 열었고 “10만 원 꽉 채워서 후원했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참여를 독려했죠. 정치 후원이 하나의 ‘참여 이벤트’처럼 기능한 셈입니다.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한동훈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한동훈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당권 주자 때도 양상은 비슷했는데요. 지난해 7월 2일 전당대회 기간 한동훈 예비후보(당시 후보)는 후원계좌 공개 8분 50초 만에 당 대표 후보자 모금 한도 1억5000만 원을 넘겼죠. 같은 달 18일 민주당 8·18 전대 당 대표 재출마한 이재명 예비후보(당시 전 대표)는 후원계좌 공개 1시간 만에 한도를 채웠습니다.

‘속도는 한동훈, 규모는 이재명’이라는 만만치 않은 경쟁을 치른 두 후보. 기부가 경쟁이 된 순간, 이들의 대결 중 확실한 것은 모두 소액 다수 후원 구조를 통해 ‘지갑을 여는 지지층’을 증명했다는 점인데요.

역대 대선 후보들의 후원금도 물론 만만치 않았습니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28억8995만 원을 모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약 25억5900만 원, 같은 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5억3700만 원을 모금했습니다. 당시 최대 모금액의 주인공은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였는데요. 25억6500만 원이라는 기록을 남겼죠.

하지만 이번엔 본선이 아닌 당내 경선에서부터 벌어진 경쟁인데요. 그것도 이틀도 안 돼 ‘마감’된 경선 후원금. 정치 양극화, 팬덤 정치, 온라인 후원문화가 결합된 또 다른 ‘대기록(?)’입니다.

후원금은 여론조사처럼 “누굴 지지하십니까?” 대신 “얼마까지 지갑을 열 수 있습니까?”를 암묵적으로 묻곤 하죠. 전화 한 통보다 무겁고, 투표보다는 앞선 실천인데요. 이번 대선에서 이 두 사람은 지지층의 결집력을 ‘액수’로 입증했죠.

이번 후원전의 숨은 주인공은 ‘인터넷’이었습니다. SNS와 커뮤니티를 타고 ‘후원 인증샷’이 퍼졌고, “내가 이만큼 지지한다”는 메시지가 후원 링크와 함께 떠돌았는데요. “10만 원 꽉 채웠다”, “마감 전에 후원했다”는 식의 글들이 퍼졌죠. 온라인 참여는 그 자체로 여론을 만들고, 캠프의 자신감을 키웠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1차 경선 B조 조별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1차 경선 B조 조별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2025년 대선 기준 대통령 후보가 모금 가능한 최대 금액은 앞서 설명한 29억4000만 원인데요. 개인은 후보 1인당 연간 1000만 원, 전체 합산 2000만 원까지 후원할 수 있습니다. 법인이나 단체는 후원할 수 없으며, 초과 모금은 국고 귀속 또는 반환 대상인데요. 후원금은 선거운동비, 홍보비, 인건비 등으로 쓰일 수 있고, 모든 지출은 선관위에 보고됩니다. 보고를 누락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하면 정치자금법 위반이죠.

경선에서 낙마 후 후원금이 남으면 일정 요건에 따라 정치활동에 일부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또한 선관위 보고 및 엄격한 용처 규정을 따라야 하는데요. ‘통장 잔고’가 곧 정치적 책임이 되는 거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 (연합뉴스)


정치후원금은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요. 10만 원까지는 100% 공제, 초과분은 15%(고액 후원은 25%)가 적용됩니다. 그렇기에 ‘꽉 채운 금액=10만 원’이라는 공식이 나왔죠. 이처럼 정치 후원금은 홈택스에 자동 연동돼 별도 증빙이 필요 없고, 실질 부담은 생각보다 낮습니다.

어찌 보면 후원금은 하나의 예고편과도 같은데요.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 누가 더 ‘진짜 팬’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실물 자료죠. 타 후보들의 후원금 경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숫자는 같지만, 전략은 달랐고, 그만큼 해석의 여지도 다른데요. 6월 3일 진행되는 대선, 후원금이라는 이름의 '첫 투표'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출처=오픈AI 챗GPT)
(출처=오픈AI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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