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뉴욕증시가 지난 주말의 조정 분위기를 이어가며 2% 이상 급락한 데 따른 역외 선물환 급등 소식에 3거래일 연속 오름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이 뉴욕증시 급락으로 1270원선 가까이 급등세를 연출하면서 현물환율 역시 '갭업'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1268.00원을 기록,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50원 수준인 점을 감안시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256.90원보다 10.60원 상승한 수준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 소비 회복 부진과 이로 인한 경기침체 연장 우려가 아시아-유럽을 거쳐 미국 증시로 다시 이어지는 악순환이 뉴욕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거래일에 비해 무려 186.06포인트(2.0%) 떨어진 9135.3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대비 24.36포인트(2.43%) 낮아진 979.7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전장보다 54.68포인트(2.75%) 내린 1930.84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고용지표 악화로 주요 지수가 2.5% 이상 급락했던 지난달 2일 이후 최대 수준이다. 그동안 'V자형' 급반등이 가파른 모습을 보였던 만큼 실망 매물로 인한 하락 폭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외신들도 이날 뉴욕증시 급락을 두고 소비자태도지수 약화와 실업률 고공행진 속 소비지출의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부각된 영향으로 그간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으로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 유입이 제한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높아진 국내외 증시 조정 압력과 이를 빌미로 달러화를 사들인 역내외 참가자들의 '오버슈팅' 여파에 1256.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무엇보다 전날 오후장에서 전고점인 1253.00원을 상향 돌파하면서 기술적으로도 환율의 추가 상승 여지를 남긴 가운데 뉴욕증시 하락에 따른 역외 선물환 급등 재료가 서울환시내 롱심리를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간 환율 하락을 이끌었던 주된 배경이 미국 경기의 회복세로 손꼽히는 상황에서 소비자신뢰지수의 예상밖 부진 소식은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형성된 시장내 과열된 위험거래로 대변되는 투자 심리를 완전히 돌려놨다.
수급 측면에서도 그동안 잠시 주춤했던 NDF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수가 재개되면서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들은 위험자산 축소 움직임에 따라 원화를 비롯한 이머징 통화에 대한 매수 포지션 정리를 당분간 지속할 공산이 큰 상황이다. 또 일부 신규 매도 거래도 병행될 가능성 높아 원화값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NDF 참가자들의 이 같은 달러화 매수 스탠스 전환에 국내 은행권 참가자들도 일제히 롱 포지션으로 돌아서는 양상이고 수출입 업체간 달러화 실수급 동향도 매수로 기울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글로벌 달러화 역시 위험자산회피 현상이 강화되면서 주요 통화에 비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이머징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의 추가 약세가 이날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지난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자산 가격을 확장적 경기부양 의지를 재차 드러냈음에도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금융시장 분위기에 비춰볼 때 당분간 단기 조정국면 진입에 따른 달러화 매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