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습적이거나 고액의 탈세범에 대한 가중처벌을 통해 세원을 보다 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정부는 25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09년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의 정책기조를 구체화했다.
이번에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지난 20일 1차로 발표된 '서민 세제지원 방안' 외에 ▲과세 정상화 ▲지속 성장 ▲재정 건전한 확보 등 세가지 방향에서 추가로 마련됐다.
정부는 우선 세원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상습적이거나 고액의 탈세범에 대해 처벌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조세포탈범죄에 대해 '3년이하 징역 또는 3~5배 이하 벌금'으로 획일화 되어 있는 것을 향후에는 상습정도나 포탈세액 규모 등에 따라 형량을 차등화한다.
기본형량은 '2년이하 징역 또는 2배이하 벌금'으로 다소 완화해 주는 반면, 5억원 이상의 고액포탈범은 '특별경제가중처벌법'을 적용해 엄벌하게 되며, 상습범인 경우도 형량의 절반을 가중처벌한다.
또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 대해서도 건당 30만원 이상 거래시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위반시에는 현금영수증을 미발급한 액수만큼 과태로가 부과된다.
적용대상은 변호사와 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건축사, 법무사, 감정평가사, 관세사 등 15개 전문직 종사자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수의사 등 의료 관련 업종이며, 입시학원과 골프장업, 예식장업, 장례예식장업 등도 포함됐다.
위반사실 신고자에게 2년간 한시적으로 해당 미발급액의 20%(건당 300만원, 연간 1500만원 한도)를 포상금으로 지급해 실효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세무공무원과 세무대리인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뇌물수수 세무공무원 및 공여자 모두에게 뇌물액의 10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세무사와 회계사, 변호사 등 세무대리인의 탈세 지시에 대해서도 벌금을 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거 인상했다.
이밖에 유사석유제품 유통과 같은 신종 범죄를 막기 위해 주유소업자와 선박소유주 등이 면세유를 부정 유통시 '3년이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5배이하'로 벌금을 물게 하고, 가짜주류를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경우에도 벌금을 '300만원 이하'에서 '3000만원 이하'로 대폭 인상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탈루율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에 있지만, 탈루수준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개별적 세무조사로는 과표양성화에 한계가 있으므로 제도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롭게 도입된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해 고소득 전문직의 탈세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또 부동산 임대사업자 과세표준을 양성화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우선 상가임대인에게 상가임대차계약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해 국세청이 상가건물별·지역별 임대료 현황을 데이타베이스(DB)로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동일 지역내의 상가건물간 임대료 현황을 비교해 임대료 신고 여부를 파악해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 과세를 정상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한 사람이 수개의 점포를 임대하는 경우 모든 점포의 임대료를 합산해 일반·간이과세자 여부를 판정토록 개선하고, 오는 2011년부터 전자세금계산서 교부의무를 개인사업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뇌물을 수수한 세무공무원과 뇌물을 공여한 자 모두에 대해 수수한 금액의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해 깨끗한 세정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면서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면세유 부정유통과 유사석유제품 제조 및 판매 등 신종 조세범죄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