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시중 은행들에 앞으로 3개월마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낮추라고 지시했다.
이에 은행들은 금리 변동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중장기 계획안을 자체적으로 수립, 내년 말까지 이를 이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복수의 금감원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은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려면 금리 변동 주기가 1년 이상이거나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예금과 대출 금리간 변동 주기가 현재 크게 상이한 탓에 국내 은행들은 이미 작년 말부터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왔다"며 "이러한 금리 변동 위험은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들의 금융비용 상승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CD 연동대출 자제를 은행권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3개월마다 적용금리가 달라지는 반면 수신은 1년 이상 고정 금리의 비중이 높아 금리가 떨어질 때는 예대마진이 줄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금리 상승기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CD에 연동해 3개월마다 금리가 변하는 대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만큼, 은행들이 금리 위험에 노출돼 있어 이 같은 위험을 낮추기 위한 금리 변동 미스매칭 구조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금리 변동 주기가 1년 이상이거나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은행들이 좀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CD 이외에 국공채나 은행채 금리도 종합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CD 금리가 오르지 않더라도 국공채나 은행채는 움직일 때가 많다"며 "은행이 CD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다른 금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이 같은 결정으로 은행들이 향후 양도성 예금증서 금리에 연동되는 대출을 줄일 경우 소비자 대출이자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말 현재 402조원.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258조원을 차지하고 주택대출 중 90% 이상은 CD금리 연동형 대출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90% 이상이 3개월 CD금리 연동형"이라며 "CD 연동형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높아 이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감원 조치대로 CD 금리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보다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금리 조정 시기를 늘리는 방법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리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이지만 실제로 기준금리 변동 시기와 이에 따른 시장금리 움직임에 따라 소비자들의 금리 수혜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고 신중히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