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신규 펀드 출시가 급감하면서 연초이후 펀드 출시를 한 개도 하지 않은 자산운용사들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상품군을 갖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꾸준히 펀드를 내놓고 있는 반면 신생 자산운용사 및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출시를 미루고 있어 수탁고에 이어 펀드 수까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9월 7일까지 출시된 공모펀드는 총 600개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출시된 신규펀드는 각각 2462개, 1970개다. 아직 연말까지 시간이 남아있음을 고려해도 올해 신규펀드 출시는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올해 공모펀드를 하나도 출시하지 않은 자산운용사는 한국밸류자산운용, 플러스자산운용, 도이치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세이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알파자산운용,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맥쿼리신한 등으로 조사됐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를 출시해도 자금유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기존 펀드운용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초이후 주식형펀드의 자금이탈이 지속돼 설정액도 연초대비 7조원 가량 감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자산운용사 위주의 시장에서 틈새를 찾는 신생 자산운용사들이 신규 펀드를 많이 출시해야 하는데 연초이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컸던 데다 오히려 환매가 많아지면서 신규 운용사 및 외국계 운용사들이 펀드 출시에 신중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미 다양한 상품군을 갖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오히려 펀드 출시에 분주한 모습이다.
연초이후 펀드 출시가 가장 많았던 자산운용사는 한국투신운용으로 신규펀드가 89개에 달했으며 삼성투신운용(58개), 현대자산운용(33개), 미래에셋자산운용(32개) 순이었다. 한국투신운용이 출시한 펀드로는 원자재펀드가 24개로 가장 많았으며 국내주식형(10개)과 채권혼합형펀드(10개)의 출시가 많았다.
삼성투신운용의 경우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신흥아시아주식펀드(16개)와 대형혼합주식펀드(14개)의 출시가 많았다. 이 외에도 최근 신설된 현대자산운용은 다양한 펀드를 고루 출시하며 상품 라인업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본토펀드와 녹색성장펀드, 원자재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대형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관련 펀드 출시가 유독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