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5개 발전사, 유연탄 통합구매 확대 추진 '난항'

입력 2009-09-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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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인도네시아산 유연탄 확대에 발전사간 이견

한국전력이 추진 중인 5개 발전자회사(서부·남동·남부·동서·중부발전)의 '연료(주로 유연탄) 통합구매'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유연탄 외에 호주와 인도네시아산 유연탄까지 통합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지식경제부의 반대뿐만 아니라 통합구매 주체인 발전사간에도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14일 한전과 발전업계, 지경부 등에 따르면 발전 5개사 연료통합구매본부는 지난 8월 말까지 2단계 통합구매방안을 수립할 계획이었으나 발전사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한전의 내부 일정에 따르면 발전사 주도로 8월말까지는 호주 유연탄을 대상으로 2단계 완전통합 구매 방안을 세우고 10월말까지는 2단계 완전통합구매본부를 발족해 오는 11월말까지는 2단계 완전통합구매를 시행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앞서 발전 5개사는 그동안 발전사별로 제각각 진행해 오던 유연탄 연료 구입에 대해 지난 6월 1단계 중국 유연탄 통합구매 결과, 지난해 t당 146.44달러에 구매했던 중국 유연탄을 47% 가량 줄어든 t당 78.12달러에 사들이면서 공동구매에 따른 협상력을 확인한 바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중국탄 도입의 성과가 컸다고 판단, 발전사 주도로 전체 유연탄 도입 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호주, 인도네시아산 유연탄도 통합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구매의 확대 추진에 대해 사업주체인 발전 5개사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발전 5개사 사장단은 2단계 통합구매에 대한 원칙과 입장, 실효성 등에 관한 통일된 입장을 담은 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장단 논의 과정에서 통일된 의견을 도출하지 못한 것.

발전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 8월 중순 발전 5개사 사장단를 가졌으나 통합구매를 놓고 의견이 갈라져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면서 "이달 중 재논의를 통해 방안을 수립한다는 원칙만 세웠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틀만 정해졌을 뿐 아직 모임 일자 등 구체적인 부분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유연탄 수입 비중이 높은 발전사들은 호주와 인도네시아산 유연탄 통합구매에 대부분 찬성을 했으나 그렇지 않은 발전사들은 반대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이미 한전에서 발전사 분할 이후 독자적인 운영을 해오는 상황에서 굳히 연료만 통합구매를 해야할 필요는 없어 (일부 발전사에서)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부 발전사의 유연탄 통합구매 반대는 정부의 반대이유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정부는 발전사끼리 연료를 같이 사들이고 조직·인력·예산·재고·수송까지 일괄 통합할 경우 이는 곧 한전 주도하의 재통합으로 가는 수순으로 여겨왔으며 발전사 경쟁체제 도입 취지의 근간을 뒤흔든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지경부 관계자는 "상시적 통합구매는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한전의 발전부문을 6개 자회사로 분할시켜 경쟁시켜 온 취지와 어긋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값 상승으로 유연탄 가격도 상승할 기미를 보이고 있어 통합구매방안에 대한 논란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값이 다시 상승을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일부 발전사에서 통합구매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지만 전반적으로 통합구매의 효율성에는 동의하고 있다"면서 "이달 중에 발전 5개사 사장단 회의를 거쳐 2단계 완전통합구매를 마무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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