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0년대부터 화력발전을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던 원자력발전은 70년대 후반부터 약 20년간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유가 상승 및 환경 오염으로 인한 그린 에너지 재조명 등으로 원자력 발전은 '제2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태양광에너지, 풍력에너지 등 신재생 에너지원들이 아직 높은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자력 에너지는 향후 20년을 이끌어갈 중대한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신규 건설이 확정된 원자력 발전소만 모두 108기, 검토 중인 프로젝트는 266기에 달해 오는 2030년까지 원전시장 규모는 약 900조원(원전 300기)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전력기술은 이처럼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세계 원전시장에서 '글로벌 전력 플랜트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원전 불모지에서 수출국으로
설립 초기, 관련 기술이 없어 미국, 프랑스 등 해외 선진 엔지니어링 기업들과 제휴를 맺거나 파견 교육을 통해 어깨너머로 묵묵히 기술력과 노하우를 익혔다.
이후 80~90년대 원전설계 기술 자립에 성공한 뒤 2000년대 이후에는 선진국의 경쟁회사에 기술을 역수출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지속적인 원전설계를 통해 원자력 발전과 관련한 설계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제는 설계 기술의 자립을 넘어 역수출까지 가능한 글로벌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전력기술이 설계기술 국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개발한 한국형표준원전(OPR)은 90년대 중반부터 울진 3ㆍ4호기를 비롯 영광 5ㆍ6호기와 울진 5ㆍ6호기 등에 적용됐다.
이어 OPR의 설계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성과 경제성을 향상시킨 개선형 한국표준원자력발전소(OPR1000)와 국제 경쟁력을 보유한 차세대형 원전으로 평가 받고 있는 대용량 원전모델인 신형경수로(APR1400)를 잇달아 개발, 이를 적용한 10여기의 국내원전을 설계 완료했거나 설계 중에 있다.
이들 발전소들이 안전성ㆍ이용률ㆍ경제성 등의 지표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으면서 한국전력기술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원전설계 기업으로 우뚝 섰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설계기술을 미국 등 선진국에 수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특히 1978년 한국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1호기를 설계했던 美 웨스팅하우스와 지난 2005년 'NuStart' 프로젝트 기술용역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해 3월에는 웨스팅하우스가 개발중인 최신 원자로 'AP1000' 프로젝트 설계에 참여하면서 우리나라가 명실상부 '원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거듭나는데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기술력 증강의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 인프라와 노하우를 보유한 맨파워를 빼놓을 수 없다.
전체 인력의 86.9%인 1595명이 기술 및 연구인력으로 구성된 인적 인프라는 그동안의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전 개도국은 물론 선진국까지 파견, 세계적 수준의 대한민국 원전 설계 기술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원자력 주기기 설계(NSSS)와 발전소 종합설계(A/E) 등 원전 설계의 핵심 기술을 모두 보유한 세계 유일의 원자력 설계 전문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전력기술의 기술 경쟁력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국전력기술은 OPR1000(개선형 한국표준원자력발전소), APR1400(신형경수로 1400) 등 우리나라 자체 노형들을 차례로 개발하면서 세계 6위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원전설계 기업으로 우뚝 섰다.
◆안정적 매출 기반, 해외 진출 통한 성장 모멘텀 확보
실제로 한국전력기술이 지난 1987년 국내 기술로는 최초로 설계한 영광 3ㆍ4호기는 1995년 말 준공되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후 국내 모든 원전사업 설계분야에서 주계약자로 참여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했다.
특히 세계적인 원자력 산업의 부흥으로 2009년 현재 한국전력기술의 계약잔고는 전년 대비 31.4% 증가한 1조1000억원에 달하며 신규 수주 금액 역시 152.4% 증가한 6339억원에 달할 정도로 강력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력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컨소시엄 및 제휴를 통해 해외 주요국에 원전을 수출한다는 계획 아래, 세계 주요 시장 별로 맞춤형 진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기술은 매년 30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해 매출 3473억원, 영업이익 201억원, 당기순이익 27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 2129억원, 영업이익 543억원, 당기순이익 471억원을 기록했으며 전체 매출액은 전년대비 28% 늘어난 44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13억원과 568억원을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2020년까지 '세계 5위 전력플랜트 기업' 도약
이를 위해 한국전력기술은 ▲토털솔루션 사업 강화 ▲글로벌 진출 확대 ▲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 등 3대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전력기술 안승규 사장은 "기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라며 "특정 분야 편중을 지양하고 신규 성장 동력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전력기술의 지난 해 매출 3473억원 중 원자력 발전 관련 매출액은 약 2100억원으로 전체의 약 60.33%를 차지하고 있다.
수화력 플랜트 엔지니어링을 포함하면 발전소 설계 및 엔지니어링 부문의 점유율이 약 78.9%에 달한다. 즉 앞으로 이런 설계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토털 솔루션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다각화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국전력기술은 해외 사업 확대와 EPC(설계ㆍ구매ㆍ건설) 사업 강화를 우선 추진할 목표로 삼고 한국전력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국내 최고 수준의 발전소 설계 및 사업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일괄 서비스를 제공해 EPC 매출액과 글로벌 매출액을 2020년까지 각각 3조9000억원과 3조3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전력기술은 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을 위해 수출형 원전, 미래 원자력시스템 등 총 6개 과제의 13개 세부분야를 기술개발 중점과제로 선정, 추진할 계획이며 전사적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경영인프라 구축 작업도 병행해 세계적인 전력플랜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전력기술은 정부의 제3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계획에 따라 오는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한국전력 소유지분 40%를 2012년까지 매각한다는 방침에 따라 우선 20%를 상장하고, 추가로 20%를 2012년까지 단계별로 매각할 계획이다.
유가증권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지난 9월 18일 제출 한데 이어 오는 20일부터 양일간 일반공모 청약을 거친 후 이달 말 유가증권 시장에 새롭게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 예정 주식수는 3822만주, 주간사는 동양종합금융증권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