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에 정치인 출신 이재오 권익위원장을 임명한 것은 법상으로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은 19일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9월30일에 임명된 이재오 위원장의 임명에 대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 13조의 위원장 자격요건에 부합하지 않고 여부와 절차상 하자가 있고 또한 동법 제 15조에 명시된 결격사유에 ‘정당의 당원’을 명시한 법 기본취지에 맞지 않는 인사조치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법 13조2항에서 권익위원장은 “고충민원과 부패방지에 관한 업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서 여섯 가지 항목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재오 위원장이 해당할 수 있는 항목은 제6호 “그 밖에 사회적 신망이 높고 행정에 관한 식견과 경험이 있는 자로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자” 밖에 없다는것.
홍 의원은 지난 9월29일 이 위원장에 대한 내정사실이 발표되고, 탈당계를 제출한 다음날인 30일에 바로 임명된 것도 어느 시민단체가 추천했는지 어떠한 경로로 추천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는 대통령 임명권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06년 9월 7일 이재오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에서 절차상의 적법성이 문제되었을 때, “절차에 위법이 있는 만큼 청문회 절차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절차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반부패기관장에 정치인이, 그것도 백두산 천지에서 “이명박, 만세!”를 외쳤던 대통령의 공신 정치인이 임명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권익위 설치법에서 정파성을 배제하기 위해 제15조에서 위원장, 위원의 결격사유로 ‘정당의 당원’을 적시하고 있는 법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인사조치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홍 의원은 "법에서 정치인을 배제하는 이유는 대통령과 특정권력에 치우치지 않는 정치적 중립만이 반부패기관의 생명인 위원회의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인데, 법치를 기반으로 하는 반부패기관장이 법보다 대통령을 우선적으로 따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된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