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통화정책기조를 금융상황 변화에 맞춰 적기에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9일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한국은행 서울 본점에서 열리는 '제17차 센트롤 뱅킹 세미나(central banking seminar)'를 앞두고 미리 배포한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세미나의 주제인 '글로벌 금융위기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과 과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든 중앙은행의 공통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특히 "과거에 비해 중요도가 크게 높아진 직접금융시장과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해 위기가 확산됐다"며 "전통적으로 은행 중심의 정책운영체계를 갖춰 온 중앙은행이 상황변화를 신속히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위기의 특징적 요소들로 인해 대처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정책금리를 단기간에 큰 폭으로 인하하고 일부는 양적완화, 신용완화 정책을 병행했다"며 "은행 외에 비은행금융기관, 개별 금융기관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실물경제도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금융부문에서 오랫동안 누적된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인 만큼 재발을 방지하려면 통화정책기조를 금융상황 변화에 맞춰 적기에 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정책결정시 신용상황과 자산가격 움직임에 대해 종전보다 저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며 "위기대응 과정에서 취해진 이례적 금융완화 조치들이 중기적 시계에서 또 다른 불균형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중앙은행이 전통적인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기능과 함께 개별 또는 전체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을 해결하는 최종시장조성자(market maker of last resort) 기능을 수행할 필요성도 커졌다"면서 "다만 이 과정에서 시장참가자들의 도덕적 해이와 중앙은행의 신용위험 노출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더욱 철저히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세미나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원인과 각국의 정책대응 및 향후 과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위기의 효율적 극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여러 건설적 방안이 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참가자 여러분의 친목 도모를 통해 중앙은행간 협력기반이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20부터 23일까지 4일간 '글로벌 금융위기 중앙은행의 정책대응 및 과제'라는 주제로 서울 명동 한국은행 본점에서 전세계 27개국, 중앙은행 직원 29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제17차 센트롤 뱅킹 세미나'를 개최한다.
참가국은 일본,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 네팔,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한국 등이며, 미국,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독일, 벨기에, 러시아, 이탈리아, ECB, 폴란드, 스위스, 사우디아라비아, 남아공 등으로 아시아 대양주 13개국, 미주, 유럽, 중동 14개국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