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한달 동안 은행권으로 무려 8조9000억원에 달하는 시중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은행권 정기예금 만기 도래에 따른 재유치 노력이 지속되면서 저축성 예금 위주로 시중자금 유입이 두드러진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 우려에 따른 대체투자처 부재로 인한 결과도 맞물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이 10월 들어 비수기로 점차 접어들고 국내증시 상승 모멘텀 부재로 조정 국면이 지속되면서 예금 및 채권형펀드 위주의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경제연구소는 이날 월간 자금시장 동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달 1일부터 23일까지 은행 저축성 예금을 중심으로 총 8조9000억원의 시중자금 유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8~9월 대규모 선자금확보에 나선 은행권이 10월 중순 이후부터 자금 재유치를 위해 인상했던 수신금리 하향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는 모습이나 예금으로의 자금 유입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강정은 하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에 "10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횡보세를 지속함에 따라 주가조정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DTI 규제 강화 및 보금자리 공급 확대 등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도 크게 둔화되면서 마땅한 자금 운용처가 부재한데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따라서 주가상승 모멘텀 부재와 더불어 11월 부동산 시장도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당분간 은행권으로의 자금 유입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지난 7월 이후 시중자금의 예금 쏠림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하반기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개선을 좌우하는 고금리 만기도래 예금 역시 저금리 정기예금으로 순조롭게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 금융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이 특판예금 판매에 주력했던 지난 9월의 경우 정기예금으로는 전년동기비 269bp 낮은 3.53% 금리수준에 7조원의 자금을 신규로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신규취급액 기준 1~2년 미만 및 정기예금 유입분 기준 약 76%에 달하는 시중 투자자금이 4% 미만의 금리 수준에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됨되면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낮은 정기예금 글리 수준임에도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은행권 자금유입 집중 현상은 11월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 안팎에서 높은 가운데 신규 조달 정기예금 금리 차 또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은행권 수익 개선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증권사 은행 담당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및 높은 중소기업 신용위험에 따른 은행권의 보수적 대출운용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출금리 인하경쟁 심화 가능성이 낮은 반면, 10월 중 예금금리 하향 조정에 따른 은행권 수익 개선세는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펀드평가사 제로인 역시 지난 10월 한 달 동안 투신권에서는 채권형펀드를 제외한 전 금융상품에서 자금 유출세가 지속되며 6개월 연속 수탁고 감소세가 나타난 반면 법인을 중심으로 안정적 고정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채권형펀드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채권형펀드와 은행권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