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내년부터 추진할 중장기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경쟁업체간 날선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월 통신요금 인한 방안이 발표되는 시점부터 초당과금제, 유무선통합 FMC, 고객서비스 등 어느 하나 양보 없는 설전이 오가고 있다.
또 지난달 14일 KT가 유무선 통합 FMC를 통해 이동단말 하나로 W-CDMA와 무선랜(WiFi)을 동시에 이용, 요금도 월평균 음성통화료 34.8%, 데이터통신료 88%가 저렴한‘QOOK & SHOW’를 선보였다.
KT 이석채 회장은“합병을 통해 제시한 컨버전스라는 새로운 IT트렌드를 실현시켰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컨버전스는 생활 편익, 요금절감 등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S/W 등 새로운 산업 활성화와 산업 경쟁력 향상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SK텔레콤은 이달부터 국내 최초로 이동통신 기지국 방식의 FMS(유무선 대체 상품) 서비스를 개인 고객에게 제공한다고 맞불을 놨다.
SK텔레콤의 FMS 서비스는 가입자 당 월정액 2000원과 함께 통화료는 이동전화로의 발신(MM)이 10초당 13원, 유선전화로의 발신(ML/MV)이 3분당 39원으로 기존 인터넷전화 요금 수준으로 책정됐다.
특히 SK텔레콤은“FMS는 유선전화를 대체할 수 있는 무선 상품이라는 특성상 단순히 통화료만 할인해 주는 FMC보다 통신비 절감 효과가 크다”고 KT가 추진하는 FMC를 정면 공격했다.
SK텔레콤 이순건 마케팅기획본부장은“이제 유선전화 통화를 이동전화가 대체하는 FMS 서비스가 출시됨으로써 이동통신이 집전화와 인터넷전화 등 유선통신을 빠르게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통신시장이 유무선 통합 경쟁체제로 이동하면서 고객에게도 저렴한 고품질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유무선통합 서비스는 새로운 수익모델로 부상하면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전략뿐만 아니라 향후 통신시장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팽팽한 신경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통신시장 3강 체계를 구축하겠다던 LG텔레콤은 FMC 사업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KT와 SK텔레콤의 정책보다 무게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아직까지 '합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다, 여전히 4G에 집착한 나머지 통신시장을 주도할 만한 기술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번 통신요금 인하 정책, 앱스토어 등에서도 이렇다 할 서비스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내년 합병 후 수익 모델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올해 나란히 취임한 KT와 SK텔레콤이 시장 주도력을 갖추기 위해 사업 전략을 공격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며“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위험수위에 오른 불필요한 신경전은 오히려 부메랑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