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연간 무역흑자 규모가 사상 최초로 일본을 앞지를 전망이다.
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계 무역흑자는 345억8300만 달러로, 연말까지는 400억 달러선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수출이 국제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일찌감치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높은 원-달러 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깔려 있다. 게다가 엔고 현상까지 겹쳐 일본과 경쟁에서도 손쉽게 우위를 점했다.
첨단산업, 선진국 수출 위주의 일본과 달리 개도국을 포함해 수출 제품군을 다변화한 국내 제조업 구조도 선진국 중심으로 덮쳐온 금융위기의 영향을 빗겨가는데 일조했다.
국내 기업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이 일본에 필적하는 경쟁력을 갖춘 것도 주요했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경기 침체기에 투자를 줄였지만, 삼성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반도체와 액정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상품의 타깃을 글로벌 시장으로 선정해 판매력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전자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서 국내 업계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환율 효과가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작용하면 우리 수출이 호조를 보이지만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국과 일본 수출변화에는 환율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년에는 엔화 강세가 꺽이면서 올해와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경부는 내년 우리나라의 무역흑자는 200억 달러 중·후반대, 일본은 200억 달러선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