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윤리경영 직원들 불신만 조성

입력 2009-11-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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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에 현상금 1억 지급...근본처방 없어 효과는 미지수

비리천국이란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농협이 ‘윤리경영실천 자정 결의대회’를 열고 특단의 윤리경영 강화를 통한 기강쇄신에 나서기로 했지만 부작용이 우려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농협은 ▲횡령 등 사고에 대한 제재기준 강화 ▲내부제보 포상금 인상 ▲지역농협 및 계열사에 대한 ‘클린카드’ 도입 등 윤리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금품수수 등의 내부 비리를 제보한 자에게 지금까지는 신고금액의 10배, 최고 1000만원을 보상했지만 앞으로는 20배, 최고 1억원을 지급할 계획으로 이 제도는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금융업계에서는 농협 내부 직원들 사이의 부작용이 나올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이 워낙 비리가 많기 때문에 내부 제보를 통해 큰액수의 포상금을 받는 직원들이 많이 늘어날 것 같다”며 “내부 비리 제도로 인해 비리가 근절 되는 효과는 있겠지만 직원들 사이의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내부 비리 제보 제도가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내부비리 제보자에 대한 뚜렷한 보호 정책이 세워져 있는 것도 아니고 농협과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경찰비리 내부공익신고센터도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비리 제보자를 보호하는 현행법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이와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기관들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며“ 직원들 사이의 유대관계가 뛰어난 농협에서 포상금을 높인다고 할지라도 잘 시행이 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농협 내에서도 이번 윤리경영 강화 때문에 직원들 사이도 믿지 못하게 되는 등 부작용이 따를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농협 한 관계자는 “내부 비리를 재보한 직원에게 최고 1억원이라는 큰 보상금이 주어지기 때문에 직원들이 비리를 고발하는 일이 많이 발생할 것 같다”며 “내년부터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입조심을 해야 하는 등 사내 분위기가 무거워 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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