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한진그룹 계열사에 3천억원 유상증자 요구

입력 2009-11-04 18:52 수정 2009-11-0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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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개선 약정 포함 여부 놓고 줄다리기... 대한항공·한진해운 "유증 해법 아니다"

한진그룹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추진 중인 채권단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에 유상증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채권단 및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을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에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하는 방안을 MOU에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조율 중에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진그룹의 경우 금호아시아나와 달리 M&A 등의 사례가 없어 매각할 계열사나 유휴재산이 많지 않아 유상증자 안을 채권단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현재 최종적인 합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도 "현재 채권단과 유상증자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의 자구노력을 포함하는 MOU 체결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4월 2008회계연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주력인 항공·해운업종 특성상 약정 체결을 유예받았지만 올 상반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실시된 재무평가에서 또 다시 불합격을 받음에 따라 약정 체결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채권단 내에서 한진그룹 MOU와 관련된 찬반양론이 나뉜데다 한진그룹 측의 강한 이의제기 등으로 한달 이상 결론을 못내고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채권단 내에서는 MOU를 체결하는 쪽으로 의견 일치를 봤지만 조양호 회장이 계속 외국에 체류하는 등 한진그룹 쪽과 일정을 맞추지 못해 MOU 체결이 지연됐다"며 "이 번주 중으로는 재무약정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MOU 체결에 강하게 반발해 왔던 한진그룹 역시 최근에 입장을 바꿔 약정 체결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채권단 측이 요구한 유상증사 방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실적악화는 외부환경에 따른 것이고 3분기에는 1000억원 가량 영업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유상증자 방식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측도 "올해 들어 캠코레 선박 16척을 매각하고 3만개가 넘는 컨테이너를 처분키로 하는 등 다양한 각도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회사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결정한 상황이어서 유상증자를 검토할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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