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맞아 김치냉장고 제조사에서 신제품 출시와 함께 판매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에 힘쓰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 위생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함께 지난 9월부터 서울과 수도권지역 100가구를 대상으로 김치냉장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사용습관, 식품보관 실태, 청소주기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의 김치냉장고나 냉동고의 청결 및 위생관리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던 식품을 폐기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김치냉장고 청소 횟수도 1년에 한번만 청소한다는 응답자가 10.2%에 달했다.
또 김치냉장고에 김치만을 보관하는 경우는 21.9%에 불과했으며, 일반 냉장고보다 신선하게 보관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일반식품과 같이 보관하는 사례가 77.0%로 많았다.
특히 비닐봉투째 그대로 보관하거나 불투명 용기에 보관하고,식품보관일자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등 안전관리에는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군다나 100가구 가운데 2가구의 김치냉장고 내부에서는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황색포도상구균까지 검출됐다.
냉동실 사용 실태도 마찬가지였다. 냉동실에 보관된 식품 36점을 수거해 미생물 오염도 조사 결과, 냉동실에 보관하던 돼지고기와 동그랑땡에서 대장균이 양성반응을 보였고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등 주요 김치냉장고 제조사에선 제품에 대한 장점만을 홍보할 뿐 소비자들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알리는 노력은 부족하다.
소시모 김정자 소비자권익 실장은 "소비자 위생수준이 낮은 것에 대해 소비자만 탓할 게 아니다“라며 ”제조사들도 소비자 위생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하지만 고가의 제품을 판매만 하고 이런 정보를 주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전제품이다 보니 전기로 인한 누전 등에 대한 주의 사항은 있지만 위생수준을 높이기 위한 주의 사항은 없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이어 "다음주에 제조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제조사에게 위생적인 관리를 위한 가이드 라인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