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중국發 호재로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더 이상 중국발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과는 7월 이후부터 디커플링(탈동조화) 양상을 보인 만큼, 중국보다는 선진국의 연말특수에서 국내 증시 상승의 모멘텀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지표는 10월에도 양호했다. 중국은 지난 11일 10월의 경제지표를 다수 발표했다.
이들 대부분은 예상치를 충족하고 고성장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소매판매 증가율은 9월 전년동월비 15.5%에서 10월에 16.2%로 높아졌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9월 전년동월비 13.9%에서 10월에는 16.1%로 더 큰 폭의 신장을 보였다.
중국의 양호한 경제지표 발표에 미국 증시는 상승세로 화답을 했다. 이날 새벽 마감한 미국 증시는 산업생산 등 경제지표 호전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과 미국 중앙은행이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주요지수가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산업평균은 11일(현지시간) 현재 전일보다 0.43%(44.29p) 오른 1만291.26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0.74%(15.82p) 2166.9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1098.51로 0.50%(5.50p) 올랐다.
하지만 미국과는 달리 중국 증시와의 상관관계가 지난 7월 이후부터 크게 낮아진 국내 증시로서는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주이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와의 디커플링 양상은 중국 경기동향과 정책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돼 올해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증시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대외변수는 선진국 연말특수이고, 미국을 중심으로한 연말특수가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만약 대출규제로 인해 중국 실물지표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인다면, 이는 중국을 넘어 한국 금융시장에도 악재가 된다"며 "한국의 대중국 수출 둔화라는 실물경제적 측면을 넘어, 글로벌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만약 반대로 실물지표가 양호한 가운데 중국정부가 대출규제를 철회한다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번 10월의 동향을 보면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고 앞으로도 비슷한 양상이 예견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동향과 정책기조가 올해 말까지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어서 새로운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새로운 모멘텀은 중국이 아닌 선진국의 연말특수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미국의 경우 소비심리가 지난 1분기에 저점을 통과했고 지난해 실종된 연말특수가 이월된 수요가 존재하며, 해당 수요가 올해 연말특수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의 대미수출 증가와 함께 전세계 증시의 동반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혜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미국 소비심리 개선세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지만, 기대치가 낮게 형성돼 있는 점이 오히려 증시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소비재 업종의 실적이 소비심리만큼 부진하지 않다는 점이 그것으로, 미국의 경기관련 소비재 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 소비재주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된다면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주가회복 흐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국내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며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이 국내 수출주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소비 변화 가능성은 모멘텀을 찾고 있는 국내증시에서 탈출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