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코스피지수가 닷새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장 막판 선물옵션만기에 따른 물량 출회로 큰 폭으로 하락하고 말았다.
거래대금은 6거래일만에 4조원대로 복귀했다. 그동안 3조원대에 머물던 거래대금이 선물옵션 만기와 한국은행 금통위 등 대형 이벤트와 맞물려 모처럼 증가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거래량의 부진은 변동성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투자심리 위축→ 거래량 감소→ 변동성 확대의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어 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주요 이벤트가 일단락 돼 국내 증시는 또 다시 관망세로 접어들면서 방향성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전일 미 증시 역시 소비 부진에 따른 우려감으로 하락세를 나타내 국내 증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13일 "수급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재차 1160원선을 밑돈 가운데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시장의 수급상황이 약화되는 양상이다"며 "당초 프로그램 순차익잔고가 제로 수준이라는 점에서 옵션만기일 매수 우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오히려 마감 동시호가에서 1700억 비차익 매물출회로 낙폭을 더하며 마감됐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업종측면에서는 환율 하락과 함께 ITㆍ자동차 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졌고, 금융업종의 하락도 지수하락을 주도했다"며 "또한, 최근 강세를 보인 내수관련 섹터 및 건설ㆍ철강 업종도 직전 고점부근에서 기술적인 저항을 받으면서 주도주 부재국면이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증시 PER이 최근 9.8배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지만 환율과 유가변화가 국내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시장이 뚜렷한 모멘텀 부재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해외 모멘텀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 후반 이후 발표 예정된 소비관련 기업 실적(12일 월마트)과 매크로 지표(13일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 16일 소매판매)결과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 김중현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의 흐름 역시 1500대 중반에서 보여준 지지력은 앞으로도 유효하게 유지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러나 여전히 취약한 증시내 투자심리와 수급환경을 감안하면 1500대 후반에서의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는 등락세 이상의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거래규모가 연중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가운데 뚜렷한 매수주체가 부재하다는 점은 시장의 반등을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수가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간다면 시장에 대한 접근 역시 짧게 보는 시각과 기술적인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의 병행이 필요하겠다"고 전했다.
또 그는 "지수 1600선 이하에서 부각되고 있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기술적 매매를 중심으로 목표수익률을 낮춰 잡는 시장대응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