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턴키입찰 담합여부를 놓고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의 '정황포착' 발언이 국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다음날인 12일 공정위는 해명자료를 내고 공정위장의 '담합 관련 정황 포착' 발언은 4대강 사업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일반 턴키공사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심사에서도 이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이날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이 이 같은 말바꾸기에 대해 "국회 답변 내용에 대한 진의를 흐리는 발언"이라고 힐난하자 정 위원장은 "표현이 미진해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건 의원도 "본회의에서 답변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는 표현은 구체적인 정황이 있다는 소린데 이제 와서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정당한 태도가 아니다"라며 정 위원장을 다그쳤고, 박선숙 민주당 의원도 "답변의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황이 있다고 얘기한 게 10월 현장조사를 토대로 답변한 게 아니냐"고 묻자 정 위원장은 "카르텔 사건은 비밀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체로 사후보고를 받는다"며 "그것(현장조사)와는 관계없이 (국정감사 때)이석현 의원이 질의했던 3가지와 관련해 답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건 의원이 "이석현 의원이 3가지 문제점을 제시했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정황이라고 생각했다면 (정황포착 발언은)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 한 발언이라고 봐도 되냐"고 묻자 정 위원장은 "맞다"고 답했다.
결국 정황포착 발언이 4대강 사업과 전혀 무관하지 않은 발언이었다는 것인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발언이었냐 아니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진 셈이다.
즉 4대강 사업도 턴키방식 입찰이 진행된 만큼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지적했듯이 담합 정황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현재 진행중인 4대강 턴키입찰 관련 공정위 조사결과 담합 정황의 포착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소리다.
공정위 담합조사 관련 조사 진행상황은 조사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최종심의가 끝날 때까지 밝히지 않는 게 원칙인데 4대강 사업의 경우 국회에서 먼저 문제가 제기돼 여론의 화두가 되면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셈이다.
또한 취임 초기인 정호열 공정위장이 이 같은 공정위의 조사체계를 완벽히 파악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을 보인다.
실제로 최근 정 위원장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원칙을 스스로 무너트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