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HIV 감염환자들의 절반이 에이즈 치료 부작용으로 피부색 등 신체 외모 변화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가톨릭의대 감염내과 강문원ㆍ김상일 교수팀이 감염내과 전문의 47명과 에이즈 유발 바이러스(HIV: 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HIV 치료와 관련된 의사와 환자와의 인식 차이’에 대해 조사한 결과, HIV 감염환자 45%가 치료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중 ‘외모의 변화’가 가장 두렵다고 답했다.
두 번째 역시 외모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피부의 변화’(38%)였으며, 그 뒤를 이어 ‘우울증 또는 불안’ (36%) 을 꼽아 사회적으로 에이즈 환자로 인식될 수 있는 외모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사들은 에이즈 치료 시 가장 우려되는 부작용으로 환자의 ‘지질수치 증가’(61%), ‘위장장애’(60%), ‘우울증 또는 불안’(40%) 등 환자의 신체적 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작용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어 큰 대조를 보였다.
실제 어떤 부작용을 경험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도 환자와 의사간의 인식에 차이 가 있었다.
환자들의 50%가 실제로 ‘외모 변화’의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의사들은 12%만이 그렇다고 인식했다. ‘중추신경계 부작용’(환자 43%, 의사 19%), ‘피로감’(환자50%, 의사 27%) 등 대부분의 항목에 있어서도 의사와 환자 사이에 인식의 차가 컸다.
에이즈 치료를 즉시 시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의사의 87%가 ‘검사 결과가 현행 가이드라인 수준에 미흡하기 때문’ (87%)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에 동의한 환자는 13%에 불과했으며, 환자의 29%는 ‘증상 없이 건강하다고 느끼기 때문’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가톨릭의대 감염내과 강문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현재 나와있는 HIV 치료의 효과와 부작용의 설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었지만, 외모 변화 등 치료 부작용 등 에서는 의사와 환자간의 인식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치료 목적과 효과에 대한 상호 기대치를 조율하는 등 의사소통의 개선이 뒷받침되어야만 더욱 성공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