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영 SK에너지 사장, '손가락 조직론' 화제

입력 2009-12-24 11:05 수정 2009-12-2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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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엄지)은 모든 조직 구성원들과 격의없이 만나 대화해야"

"엄지손가락이 혼자 외롭게 떨어져 있지만 나머지 네 손가락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듯이, 사장(엄지)은 모든 조직 구성원들과 격의없이 만나 대화해야 합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이 23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송년회에서 '손가락 조직론'을 펼쳐 관심을 끌었다.

왼손을 펼쳐든 구 사장은 "엄지는 최고경영자(CEO) 즉 사장, 검지는 임원, 중지는 팀장, 약지는 실무자, 새끼손가락은 신입사원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엄지는 다른 손가락들과 외롭게 떨어져 있지만 나머지 네 손가락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듯이 조직원과 떨어져 있는 듯 보이는 사장도 구성원 하나 하나와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포용성과 개방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23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송년회에서 "엄지(사장)는 우뚝 서서 기를 살릴 수 있어야 넘버원의 조직으로 되살아난다"며 '손가락 조직론'을 펼쳤다.
구 사장은 "엄지와 검지를 합치면 동그라미가 그려지는데 '돈'을 상징한다"면서 "이는 CEO와 임원이야말로 돈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의 경영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구성원들이 모두 사기가 떨어졌을 때 엄지는 우뚝 서서 기를 살릴 수 있어야 넘버원의 조직으로 되살아난다"면서 "특히,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엄지가 다른 손가락 속으로 숨어버리면 주먹의 파괴력이 떨어진다"며 정권(正拳)을 쥐어 보이기도 했다.

구 사장은 임원이나 팀장, 사원 등의 조직 내 역할론도 손가락 모습을 통해 설명했다.

그는 "중지(팀장)가 가장 긴 것은 조직 내 역할이 그만큼 크고,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그러나 팀장이 제 잘난 맛에 위아래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으면 임원들의 신회를 얻을 수 없고 실무자와 새내기 등 아래 직원들로부터 덕망을 잃게 돼 결국 조직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중지를 사이에 둔 채 검지와 약지를 서로 맞대면서 "임원이 팀장을 제치고 실무자나 신입사업을 자주 만나되다면 손가락 모양대로 조지그이 기강이 엉키게 된다"면서 "더구나 손가락끼리 손등 쪽에서 만나도록 하면 어색해지듯 조직 구성원들이 뒷전에서 은밀히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임원과 팀장이 제 역할을 다하면 검지와 중지로 승리의 'V'자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그 조직이 성공한다고 풀이했다.

또 약속을 할 때 새끼 손가락을 거는 것처럼 조직의 밝은 미래에 대한 약속은 신입사원으로부터 나온다고 뜻을 담았다.

한편 구 사장은 "올해 3월 취임 이후 국제 석유제품 시장이 줄곧 나빠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그러나 내년에는 그동안 준비한 다양한 경영전략을 통해 글로벌 종합에너지회사로 도약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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