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혐의로 제소당한 골드만삭스 경영진이 다음주 미 상원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회사의 입장을 적극 밝힐 예정이다.
골드만삭스 사기혐의의 핵심인물인 파브리스 투르 부사장과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27일(현지시간)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상설조사소위에 출두할 것이라고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청문회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 때 골드만삭스의 역할에 관해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당초 블랭크페인 CEO만 출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SEC로부터 제소당한 후 현재 무기한 유급휴가를 떠난 투르 부사장도 출석에 동의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번 청문회에서 SEC의 골드만삭스 제소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SEC는 지난 16일 골드만삭스가 지난 2007년 헤지펀드인 폴슨앤컴퍼니의 의뢰를 받아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을 기반으로 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하면서 상품구성정보를 밝히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끼쳤다며 사기혐의로 미 맨해튼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골드만삭스는 SEC의 제소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블랭크페인 CEO는 사건 발생 3일만인 19일 직원들에게 보낸 음성메시지를 통해 “골드만삭스는 직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면서 “기소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청문회에서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한편 재판에도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출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법률고문을 지냈던 그레고리 크레이그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크레이크 변호사는 직접 재판에 참여하지 않고 법률적 자문역할을 할 전망이다.
당국이 골드만삭스의 사기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SEC가 법정에서 입증하기 어려운 혐의를 주장하고 있어 골드만삭스의 위법성을 규명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기소배경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개혁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EC는 19개 대형금융회사들을 상대로 분식회계 여부를 조사 중이며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2일 뉴욕에서 금융규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연설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규제 법안은 대형 금융회사들에 대한 감독 강화 및 파생상품 규제와 소비자보호 강화가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