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감독은 16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先)수비 후(後)공격이 아니라 공격과 수비를 조화시켜 경기하겠다"면서 "강팀도 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해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다음은 허정무 감독과 일문일답.
-심리전에 대한 부분 대책은.
▲심리전이라고 이야기한 건 조급하게 만들고 그대로 놔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좋은 경기를 위해 강팀도 반드시 이기는 게 아니라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부부젤라와 대한민국 응원 중 어느 것에 영향을 받나.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 소리가 우리 팀 또는 상대팀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직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메시와 테베스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메시는 워낙 훌륭한 선수다. 우리 선수들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카를로스) 테베스와 박지성이 친구 사이인 만큼 직접 박지성에게 들어보는 게 나을 것 같다.
-후안 베론 대신 막시 로드리게스가 뛴다는데.
▲예측하는 상황이다. 베론, 로드리게스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에 포함된 선수 모두가 뛰어난 선수다. 누가 들어와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1986년 월드컵 때 태권축구를 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제가 태권도를 했다면 심판이 레드카드를 꺼냈을 것이다. 되돌려본다면 우리는 분명히 축구를 했을 것이다. 막기에 힘든 선수였기 때문에 몸싸움은 자주 일어났다.
-북한과 브라질 경기를 봤을 텐데.
▲어제 브라질과 북한과 경기를 봤다. 북한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에게 훈련 전에 이야기했지만 무엇보다 아주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경기하는 게 좋았다. 결과는 졌고 몰리는 경기했지만 자기 것 잃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한 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강팀과 경기하는 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경기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하기보다 보고 많이 배웠다.
-출전 선수에 변화를 줄 것인가.
▲본선까지 오는 동안 위치 변화도 있었다. 여러 형태로 경기도 많이 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조금 변화가 있을 것이다. 경기 흐름에 따라서도 변화를 줄 수 있다.
-'아르헨전 마음껏 즐겨라'의 의미는.
▲24년 전 아르헨티나를 처음 상대할 때는 선수들이 움츠러들어 있었다. 상대 전력이나 경기 스타일에도 깜깜한 상태였다. 수준의 차이도 심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선수들이 배우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위축돼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경기장에서 승패를 떠나 우리 선수들의 장점을 발휘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상대는 강한 팀이다. 공격하고 싶어도 찬스를 못 잡는 경우가 있다. 수비만 하면 이길 수 없다. 처음에는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으면서 우리도 공격하는 기회를 잡겠다. 선(先)수비 후(後)공격이 아니라 공격과 수비를 조화시켜 경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