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생산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LG전자, 웅진에너지, STX솔라 등이 대규모 증설을 진행중이다. 일부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뜻도 내비치고 있다.
이는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던 국내 기업들이 증설 비용이 낮아지는 등 주변 여건이 개선되자 서둘러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
실제로 태양광산업의 기초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낮아진 반면 태양전지나 모튤가격은 올해 들어 10~15% 인상돼 수익성이 좋아졌다.
이는 수출실적으로도 반영돼 태양광산업의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은 8억8000만 달러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105% 늘어난 18억 달러에 달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STX솔라는 19일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구미공장의 태양전지 생산 규모를 현재 규모(50㎿)보다 3배 늘어난 연간 180㎿로 늘릴 계획이다.
윤제현 STX솔라 대표이사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의 태양전지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설비 확보 및 연구개발을 통해 저단가, 고효율의 태양전지를 생산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며 선박용 등 특수용도 모듈(태양전지를 붙여서 전기가 흐르도록 만든 패널) 사업에도 진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관생산체제를 갖추는 적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내년 초까지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규모를 현재보다 2배 증가한 각각 600㎿로 늘리는 증설에 나섰다. 특히 태양전지 생산 전단계인 잉곳, 웨이퍼 부문에도 내년 상반기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120㎿급 태양전지 생산라인을 완성한 LG전자도 올해 말까지 생산라인 1개를 추가하고 몇년 안에 1GW급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한화케미칼 등 주요 대기업들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태양전지 등 관련 생산라인 규모를 늘리는 것은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가격경쟁력에서 시장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등 밸류체인(Value-chain
) 전반이 기존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공정과 유사해 국내 기업들이 기술을 적용하기 쉽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전지의 경우 태양광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주는 효율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최근엔 국내 기업의 효율변환 수준이 미국 선파워 등 해외선두권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신성홀딩스 등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18%대의 광변환효율을 유지해 오는 등 기술에서도 뒤쳐지지 않았다"면서 "최근 삼성 등 대기업들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규모경쟁에서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LG 등은 광변환효율 19%대의 태양전지를 개발,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생산라인 증설에도 나서고 있다.
한편 태양광 사업에 대한 전망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공급과잉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태양광 발전 시장의 확대 가능성만을 보고 증설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시 한번 변동성이 커지면서 2008년 말 금융위기로 시장이 급속히 위축됐던 지난해 초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극심한 침체는 겪지 않을 전망이다.
박연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중국 등 태양전지 업체들도 증설에 나서면서 다시한번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늘어나 급격한 공급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