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은 새 경영진들이 회사매각을 통해 자신들의 잇속을 차리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기업사냥꾼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어요. 경영진들의 이런 만행은 단순 경제 범죄가 아닌 33년이라는 유무형 자산을 훼손한 범죄인거죠.”
구성한 지난주 만난 톰보이 직원들은 격앙되면서도 차분하게 이야기를 전했다. 톰보이 직원들은 회사가 부도가 난 이후 직원협의회를 구성, 회사의 회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지금 현재도 경영진에 맞서 기업회생을 위한 법적인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등 직원들의 브랜드 지켜내기 작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만, 톰보이 브랜드의 70%가 백화점 유통에만 유통되기 때문에 시간을 더 지체하면 유통업체에서 매장 철수가 이뤄지니...”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2일 톰보이에 따르면 현재 직원들은 회사자금 37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신수천 대표이사와 자금 및 경영을 담당해온 배준덕 전 총괄사장을 고소했으며 조사 후 횡령 혐의가 드러나며 민형사상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7월15일 최종 부도처리 된 톰보이 몰락에 대해 원인규명이 분분한 가운데 패션관계자들도 하나같이 ‘경영상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영업흑자를 달성한 톰보이의 부도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톰보이는 지난 1977년 ‘톰보이’를 런칭하며 설립된 이래 1980년대까지 인기를 누리며 국내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08년까지 흑자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08년 이후 경기 불황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돼 적자로 전환됐다. 이후 비효율 브랜드 정리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각고의 노력을 펼쳤고 지난해 12월 증권사 출신 신수천 대표이사가 인수했다.
톰보이는 구조조정과 직원들의 노력을 통해 2009년 4분기에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10% 늘어난 21억4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실적추이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수 후 6개월만에 그것도 영업흑자를 하고 있는 중의 부도라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직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이다.
신 대표가 톰보이를 인수할 당시에도 ‘기업사냥꾼’이라는 의혹이 있었지만 금융권 출신이니 유통에 대해 노하우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의혹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부도 직후 톰보이의 부채 해결을 위해 경영진이 조달한 자금이 사채로 파악되면서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가 기정사실화 됐다.
실제로 현재 사채업자들은 재고 의류로 담보를 잡아 톰보이 물류 창고에 진을 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톰보이의 성패여부는 국내 패션산업의 상징성과 직결된다”라며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입장에서 조심스럽지만) 개인의 사리사욕 때문에 톰보이가 무너지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