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SK C&C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교보증권이 200억원 규모인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를 SK C&C에서 LG CNS로 전격 교체했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SK C&C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한달 동안 협상을 전개했지만 사업 제안가와 범위 등에서 이견이 커 우선협상 대상자를 LG CNS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증권은 지난 6월 발주한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에 제안서를 제출한 삼성SDS, LG CNS, SK C&C 등 3개 업체에 대해 평가한 결과, SK C&C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초 계획대로 라면 지난달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교보증권과 SK C&C가 본 계약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가격과 사업범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면서 “최근 교보증권은 SK C&C에 우선협상대상자를 LG CNS로 변경한다는 통보하는 한편 LG CNS와 협상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보증권 차세대 시스템 사업은 차순위 협상 대상자인 LG CNS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 교보증권과 LG CNS가 최종 계약을 체결하면 LG CNS에게는 금융IT 시장에서의 명예를 회복하는 전기가 될 전망이다. 반면 SK C&C는 올 상반기 금융IT 시장에서의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는 등 고속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게 되는 셈이다.
SK C&C는 올 상반기 금융IT 시장에서 400억원 규모의 부산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필두로 하나은행 CMBS 구축 사업(200억원), 교보증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200억원), 동부화재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150억원) 등 굵직한 금융IT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처음으로 사업자를 선정한 200억원 규모의 농협 IFRS시스템 구축 사업도 수주했다.
이를 통해 과거 70%를 웃돌았던 그룹 사업 매출 비중을 32.8%로 대폭 줄이면서 금융IT 시장의 새 강자로 우뚝섰다.
SK C&C 관계자는 "가격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교보증권의 요구조건에 맞추려 노력을 했으나 양사간 이견이 너무 컸던게 사실"이라며 "교보증권이 요구한 금액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자사뿐 아니라 협력업체들에게까지 손실을 떠안길 수 있어 더 이상의 협상은 의미 없다고 내부적으로 판단, 교보측의 협상결렬 통보를 수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하반기 교보증권을 제외하더라도 메리츠종금증권,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증권사와 동부, 흥국, 교보, 대한생명 등 금융권에서 대형 IT사업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