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코레일과 삼성물산의 책임공방으로 좌초 위기에 빠졌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자금조달 중재안에 대한 이사회가 6일 코레일과 삼성물산 양측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삼성물산은 중재안에 대해 단 한보도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건설투자자만의 지급보증은 불가하다는 중재안이 나오기 전의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삼성물산의 책임이 아니라고 한다면 사업협약서에 명시된 역할과 의무 조항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며 이달 사업협약서의 일부를 공개했다. 사업협약서 5조에는 공사(코레일)의 역할과 의무, 컨소시엄의 역할과 의무가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 조항에 따르면 사업상 자금 조달은 컨소시엄사의 몫이지 철도공사의 몫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삼성물산은 명백한 사업 주간사로 돼 있는데, 토지대금 납부가 변질돼 가격타령만 하고 있다”며 “코레일은 국민의 부담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라 역할에 한계가 있어 더 이상의 양보는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방법이 없다”며 “프로세스대로 간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종섭 삼성물산 홍보팀 부장은 “건설투자자 지분은 17개사 다 합쳐서 20%에 불과하다”며 “이 사업의 전부를 책임지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출자자들이 지분대로 공동부담하자는 입장”이라며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협의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은 “결국 사업이 무산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데, 현재 사업이 파행으로 치닫는다는 등 언론에 보도된 것이 있어 국민적 관심이 크다”며 “사업이 무산될 경우 서부이촌동 주민의 반발도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정해진 시한까지 극한 대립으로 간다면 결국 보이지 않는 손이 나서지 않겠냐”며 “서울시든 국토부든 누군가 나서서 중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추측은 현재 용산역세권개발사업에 서부이촌동 주민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고,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명실상부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려는 서울시의 사업 의지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이 무산될 경우 결국 서울시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부장은 “코레일이 토지대금을 유예시키면 되는 문제인데 현재로선 코레일도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경우 공공부문의 개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투자사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