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상품시장에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식량위기 공포가 또다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국제 상품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곡물 생산량 전망을 대폭 하향하자 옥수수ㆍ대두ㆍ소맥 등의 곡물가격이 폭등세를 나타냈다.
올 여름 러시아ㆍ브라질은 가뭄에 의해, 캐나다와 유럽은 폭우로 인해 각각 곡물 작황에 타격을 입은 상황.
여기다 미국까지 가세하면서 2007~2008년 세계를 강타한 식량위기가 재발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 농무부는 자국의 옥수수 재고가 1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9월부터 내년까지 미국 옥수수 생산량은 127억부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농무부의 사전 예상치에서 4% 낮아진 수준이다.
미국에서 옥수수는 도축용 소와 양, 돼지 등 가축 사료에 주로 사용된다. 농무부는 소맥과 대두 생산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세계 최대 육류식품 가공업체인 타이슨푸즈는 사료 비용 상승 우려의 영향으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7.7%, 스미스필드푸즈는 6.7% 각각 급락하며 관련주의 하락을 이끌었다.
모건스탠리의 후세인 알리디나 상품조사 책임자는 “당장 식량위기가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는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1일 상한가까지 오르는 등 일제히 급등했다.
옥수수 선물가격은 부셸당 5.65달러나 뛰었고 주간기준으로는 13.3% 상승했다. 대두는 6.6%, 밀은 9.1% 폭등했다. 유럽 소맥가격은 10%나 뛰었고 이외에 설탕과 면화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19개 상품종목으로 구성된 로이터 제프리스 CRB 지수는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UN FAO)의 압돌레자 아바시앙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생산 전망치 하향에 대해 “수급 상황을 왜곡하는 결정타”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옥수수 산지이자 주요 곡물 수출국이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같은 주요 곡물 생산국들은 악천후에 의한 생산 감소를 이유로 수출을 제한했다. 이 때문에 곡물 가격은 이미 상당 수준으로 올라있다.
여기다 중동, 남아프리카 등 최대 수입국들이 비축량을 늘리고 있어 곡물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FT는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