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 출처 및 성격 등을 둘러싼 의혹이 연일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그룹이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채권단 요구에 당당히 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대그룹이 지난 3일 채권단에 제출한 나티시스은행의 대출확인서가 나티시스은행이 공식적으로 발행한 문서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출확인서는 제롬 비에와 프랑수아 로베이의 이름으로 확인서명이 돼 있으며 이들이 각각 넥스젠캐피탈 및 넥스젠재보험의 등기이사이자 그룹 계열사인 나티시스기업솔루션(옛 넥스젠파이낸셜솔루션) 파리지점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이사(director)로 소개돼 있을 뿐 나티시스은행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측은“대출 확인서에 서명한 임원은 나티시은행 임원이 맞으며 넥스젠캐피탈 임원을 겸하고 있다”며“문제될 것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으나 채권단과 시장의 의혹을 해소하기 보다는 오히려 확대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연일 의혹이 커지면서‘원활한 현대건설 매각 마무리’를 위해 현대그룹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 이번 논란의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그룹이 채권단이 요구하는 대출계약서를 제출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대우건설 매각 때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시장의 우려 때문이다. 대우건설 매각이 준 교훈은 매각 때 자금 조달의 내용이나 과정에 명확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MOU에서 명시한 자료제출의 범위에 대해 (채권단과 현대그룹간) 법리적 해석이 다를 수도 있지만 현대그룹이 채권단의 요구에 당당하게 응하는 것만이 현대건설 매각을 원활히 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현재 모든 키를 쥐고 있는 현대그룹만이 모든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