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의 1위 자리를 놓고 GS홈쇼핑의 허태수 사장과 CJ오쇼핑 이해선 사장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상반기 매출은 GS홈쇼핑이 다소 앞서나갔지만 영업이익은 CJ오쇼핑이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외형은 GS홈쇼핑이 이겼지만 내실은 CJ오쇼핑이 한발 앞서나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에는 더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허태수 GS홈쇼핑 사장
장기성장 추구하는 외유내강 CEO
허 사장의 경영철학은 눈 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성장 전략을 추구하는 것. 허 사장은‘E커머스 부문’을 복수의 주력사업으로 승격시킨 것을 시작으로 2005년 중국시장 진출, 2006년 강남방송 인수, 2008년 인터넷 쇼핑몰 디앤샵 인수 등을 추진하며 GS홈쇼핑의 미래를 만들어나갔다. 특히 중국에 진출해서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에 첫 발을 내디뎠을 당시에는 GS와 CJ 양사 경쟁에 불과했지만 5개사의 경쟁구도가 갖춰줬을 때 업계에서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허 사장은 당장의 매출증가에 급급해 하지 않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체질개선에 주력했다.
허 사장의 이같은‘외유내강’식 경영 행보는 디앤샵 인수과정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적자기업을 인수하다보니 실적 악화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허 사장은 미래를 생각했다. 업계 1위자리를 내주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또한 지난해 통합브랜드인 ‘GS SHOP’ 런칭 당시에는 “매출 1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물안 경쟁과 뻔한 판매방식에서 머물면 미래는 없다”며 “외형 변화에 그치지 실체 변화에 힘써 고객지향적 경영 체제로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허 사장은 사회공헌 활동에 몸소 참여하기로도 유명하다. 지난 서해안 기름 유출 사건 때에는 피해 현장을 직접 찾아 일손을 도왔고 아동센터의 김장 담그는 일이나 자선바자회 판매원으로 나서기도 하며 재벌가 오너 경영인의 선입견을 떨쳐버렸다. 최근에는 GS SHOP의 매년 영업이익 중 3% 이상을 사회 공헌사업에 지출하고 있으며 불우아동 및 장애인, 노인복지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해선 CJ오쇼핑 사장
내실경영 중시하는 마케팅 전문가
그러나 입사직후 회사 내 영어시험에서 1등을 거머쥐며 연수 특전을 얻게 됐고 그 길로 대만으로 건너가 국립대만정치대학에서 마케팅으로 MBA학위를 취득해 제일제당 마케팅팀으로 복귀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마케팅과 인연을 함께한 그는 마케팅의 주된 정신을 ‘온리 원’이라고 말한다. 최고이자 최초, 그리고 차별화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번 찾은 고객이 다시 찾는다는 게 그의 경영 미션이다.
최고의 마케터가 되기 위한 그의 노력과 열정은 대단하다. 그는 세계적인 마케터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매일 아침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며 어학공부에 전념했다. 현재 영어, 일어, 중국어는 네이티브 못지 않은 실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프랑스어, 러시아어도 수준급이다.
여름휴가는 휴식이나 여행 대신 해외 유명대학 단기코스를 이수하는 등 자기개발에 끊임없이 힘쓰고 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 마케팅 부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제품 테스트를 위해 직접 립스틱을 바르고 매니큐어를 칠하고 다녔던 에피소드는 이미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이같은 노력은 그가 이뤄온 경영성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온리 원’ 정신을 밑바탕으로 역동적이면서 공적적인 전략을 과감하게 펼쳐 업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CJ오쇼핑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602억원을 기록해 GS홈쇼핑(557억원)을 따돌렸다.
이 대표는 CJ오쇼핑이 아시아 최고의 온라인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와 내수시장의 이원화를 강조한다. 이는 CJ오쇼핑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되면서도 최고의 ‘온리 원’ 상품을 발굴하는 등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CJ오쇼핑은 TV영업의 수익을 집중 향상시켜 자동차, 고가의 명품, 명화 등 고부가가치 상품의 편성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마진이 적은 가전제품의 비중은 축소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