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월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연 2.50%에서 동결했다.
유럽재정 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연평도 포격 등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좀 더 상황을 지켭자는 '신중론'에 힘이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보다 낮아지면서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리는 게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도 작용했다는 분서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내년 중 기준금리가 얼마나 빨리 '정상수준'을 향해 인상될지에 모아졌다.
그러나 이날 금통위 직후 배포한 통화정책 방향에는 앞으로의 방향성을 유추할만한 시사점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를 여전히 상승세로 진단하면서 금융시장도 지정학적 위험을 잘 극복하고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은 대외 돌발 변수에도 기준금리 정상화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총재는 "11월 산업생산과 건설 및 설비투자가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광공업 생산과 경기 선행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기저효과 같은 '기술적 요인' 탓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준금리의 '정상 수준', 즉 거시 경제가 균형을 이루는 중립적 수준의 기준금리가 과연 얼마인가다. 여기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4% 안팎으로 추정하는 견해가 많다.
김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를 내년말까지 4%로 인상할 것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금통위가 기준금리 4%를 목표에 두고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기준금리 정상화에 나서겠지만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년 중 과연 몇 %까지 끌어올릴 것인가에 시장의 시선이 쏠려 있다. 저금리로 인해 왜곡된 시장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선 기준금리 정상화가 전제되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내년 중 기준금리를 3.25~3.50%까지 올릴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조금 들썩이는 모습이지만 단기간에 급등하지만 않는다면 기준금리는 내년 2분기부터 분기마다 0.25%포인트씩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물가상승 압력은 꾸준하겠지만 환율이나 경제 성장을 도외시할 수 없는 금통위로서는 내년 1분기부터 0.25%포인트씩 올리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