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3일부터 제주 무를 개당 1000원으로 가격을 인하하자 뒤질세라 이마트도 2일까지 1580원에 판매하던 무 가격을 이날부터 880원으로 낮췄다.
‘10원 전쟁’으로 불리우며 지난해 유통가를 뜨겁게 달궜던 대형마트 가격경쟁이 다시 불 붙은 것이다.
이마트가 ‘신가격 정책 2년차’를 맞으며 생활물가안정을 위해 2월부터 가격동결과 인하제품을 대폭 늘린 가운데 홈플러스가 이달 3일부터 1200개 주요 생필품을 12개월 연중 할인판매키로 결정했다. 이마트도 바로 반격에 나서며 이날부터 상시가격할인 및 인하제품 카테고리별 상품을 19개 추가했다.
홈플러스는 3일부터 CJ라이온 비트드럼컬러케어카톤(2.5kg)을 45% 인하된 9900원에, 연세 목장우유(1L)는 5% 가격 인하된 2270원, 오뚜기 짜장파티(135g*5입, 7% 인하)는 3100원, 롯데칠성 에비앙(1.5L, 7% 인하)은 2100원, CJ 식용유(500ml, 6% 인하)는 1850원 등 주요생필품 가격을 할인해 판매한다.
특히 이들 제품 가운데 연세 목장우유는 이마트에 입점되지 않고 오뚜기 짜장파티와 CJ라이온 비트드럼컬러케어카톤 등도 이마트 일부 점포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제품이다.
지난해 특정상품에 한해 가격경쟁을 벌인 것과는 달리 정부 정책의 ‘물가잡기’에 순응하면서도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경쟁사의 제품과 가격등의 움직임을 파악해 입점되지 않는 제품의 경우 할인율을 높게 잡은 것이다.
이에 물가안정 차원에서 생필품 가격을 인하했지만 이들의 물가안정 노력은 가격경쟁 측면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분석이다.
한 대형마트 직원은 “대형마트들은 상대방 가격을 매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게 일반화됐다”며 “이마트가 인기 상품의 가격을 동결하고 할인판매하는데 경쟁사가 가만히 있을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반격에 이마트도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 홈플러스가 ‘CJ 잡채군만두(700g)’ 군만두를 약 10% 인하된 6180원으로 낮추자 이마트는 9970원에 판매되던 ‘풀무원 바사삭 군만두(1.1kg)’를 약 30% 인하된 6980원으로 내렸다.
과일과 야채도 마찬가지다. 홈플러스가 방울토마토(500g)를 43% 인하해 1990원으로 가격을 낮추자 이마트도 이보다 비싸지만 기존 가격보다 15% 가량 인하해 3980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롯데마트도 이들의 싸움에 가세했다. 홈플러스가 사과(특, 100g)를 498원으로 30% 가량 인하하자 롯데마트도 같은날 34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 정부의 요구에 부응해 대형마트들의 물가 잡기 움직임이 가격경쟁으로 변하면서 이마트에 촉발된 ‘10원 전쟁’이 다시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