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공공과 민영아파트를 결합한 형태의 '민간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LH 등 공공에 공급하는 땅값에 민간이 아파트를 짓더라도 판매관리비 등 원가 부담이 더 큰 민간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무주택 서민을 위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보금자리주택 건설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게다가 그린벨트를 풀어 조성한 보금자리택지를 민간에 공급하게 돼 민간에 과다한 특혜를 제공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1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LH의 자금난으로 차질이 우려되는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민간 보금자리주택'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LH가 건설해 온 전용면적 60~85㎡의 중형 주택을 민간이 건설할 수 있도록 허용해 공공의 역할을 민간까지 확대시키는 방안이다.
특히 LH는 올해 정부가 수립한 보금자리주택 공급목표 21만가구(사업승인 기준) 가운데 80%가 넘는 17만가구를 건설해야 하고, 2012년까지는 수도권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32만가구를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금난이 심화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LH의 사업비 부담을 덜어주고, 보금자리주택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과 민영아파트를 결합한 형태의 '민간 보금자리주택'을 도입하려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앞으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전용 60㎡의 보금자리주택은 종전대로 LH가 모두 공급하지만 60~85㎡ 보금자리주택의 상당수는 민간이 공급을 책임지게 된다.
현재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도 민간 건설사에게 전용 85㎡ 초과의 대형과 60~85㎡의 중형 민영주택 부지를 공급하지만, 이는 '보금자리주택'에는 포함되지 않는 민영주택이다.
국토부는 민간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활성화하기 위해 LH와 마찬가지로 민간 건설사에게 가구당 7500만원의 국민주택기금을 건설자금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공공이 건설하는 보금자리주택과 분양가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도록 민간에 분양할 민영 보금자리주택 공동주택지(60~85㎡)의 가격도 LH가 공급받는 가격과 같거나 비슷하게 책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분양가다. 땅값을 동일하게 조성원가 수준에서 공급하더라도 민간 건설사의 특성상 판매관리비 등 비용이 더 크게 들어가는 탓이다. 이는 바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 상승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주변시세의 70~80%수준에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던 정부의 보금자리 정책취지가 무색케지는 것이다. 특혜시비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주택기금 건설자금지원에다 그린벨트를 풀고 조성한 택지까지 민간에게 제공한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것이 불보듯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