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귀남 장관님에게 신고합니다”

입력 2011-03-21 11:00 수정 2011-03-2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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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를 받는 형태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상법 위반 상장사에 대해 단속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법무부 실무자의 답변입니다.

본지는 최근 코스닥업체 320곳(자산규모 1000억~2조원 미만)의 상근감사 선임 여부를 조사했습니다. 자료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이용했습니다. 결과는 18곳이 상근감사를 선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상근 감사를 두고 있는 등 내부 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9년 개정된 상법 ‘상장회사에 대한 특례’를 보면 직전 회계연도 기준 자산규모 1000억원이상인 상장사는 반듯이 상근감사를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의치 않으면 감사위원회로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상장사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조치인 것입니다.

상법은 시장 경제에서 신호등과 같은 존재입니다. 신호등도 지키지 않는 상장사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규정을 집행해야 하는 법무부의 태도는 너무도 미온적입니다. 신고를 받은 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실무자의 답변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상장사들이 내놓는 전자공시만 보면 상법 특례 위반 여부를 별도의 조사 없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무부가 ‘공정사회’ ‘준법사회’를 공식석상에서 강조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이귀남 장관님. 실무자들이 상장사들의 상근감사 선임에 대해 살펴보실 시간이 없으신 것 같아 이렇게 직접 신고합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 상장사들의 상근감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설치에 대한 법률 조항 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법조항이 미흡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합니다.

상근감사를 대신할 수 있는 감사위원회를 상법상 일반 조항을 따라야 하는지, 상장사 특례를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법률 취지에 따라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특례상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과 법률 조항을 그대로 해석해 일반 감사위원회도 상근감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법무부가 나서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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