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이 희망이다] ‘공익적 목적을 비즈니스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기업’

입력 2011-03-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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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 강의 수익으로 소외계층에게 맨토링 교육을 실시하는 사회적 기업 '공부의 신'
‘공익적 목적을 비즈니스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기업’

한국에 사회적기업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사업적 기업을 이렇게 정의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법이 제정되고 정부차원의 후원기관이 생기는 등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기업육성법은 고용노동부에서 인증하는 기업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노동부의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전체 근로자 중 취약계층을 30% 이상 고용하거나, 전체 서비스의 30% 이상을 취약계층에 제공해야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은 기업들에게 2년 동안 인건비를 지원하거나 4년간 법인세·소득세를 감면해주고 있다.

더불어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의 설립 운영을 지원하고 이와 관련된 민간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지난달 22일 정식 출범했다.

사회적기업은 정부, 기업, 시민단체의 문제점을 극복하며 사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정부와 시민단체는 관료주의로 인해 사업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업은 효율성만 강조하다보니 비정규직 증가, 고용 없는 성장 등의 빈부격차 문제를 야기한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정부나 시민단체보다 효율적이고 민간기업보다 공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기업의 효시는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 교수가 1976년에 설립한 ‘그라민 은행’이다. 무함마드 유느스는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인 ‘마이크로크레디트’ 운동을 통해 빈민들의 빈곤퇴치에 앞장섰고 그 공로로 그라민 은행과 함께 지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20달러가 없어서 고리대금업자의 횡포에 시달리는 인근 주민들에게 자신의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고 이것이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인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시발점이 됐다.

삼성, SK,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들도 다양한 사회적기업을 직접 만들겠다고 나섰다.

삼성은 최근 사회 취약계층 자활, 자립을 돕기 위해 향후 3년간 200억원을 투입해 7개의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고 4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고 밝혔다.

SK그룹도 오는 2013년까지 500억원을 들여 사회적기업 일자리 4000여개를 만들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사회적기업 창업에 필요한 종잣돈 역할을 할 연 20억원 규모의 ‘사회적기업 육성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들도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있다.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남을 돕는 ‘공부의 신’,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자립을 돕는 ‘위캔쿠키’, 환경을 생각해 재활용품으로 가방을 만드는 ‘터치포굿(touch4good.com)’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 위주인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의 지원이 인건비 위주이고 2년 간의 지원기간이 끝나면 직원을 해고해야만 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아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이 기업을 자립하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의 평균 고용인원이 지난 2007년 42.5명에서 2010년 17.7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박원순 희망연구소 상임이사는 “사회적 기업도 기업가정신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약계층 고용을 통한 자활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경영능력이 있는 인재를 고용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발생시켜 취약계층을 돕는 형태가 돼야 그 취지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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