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뒷걸음질 치는 퇴직연금 시장점유율 때문에 보험권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 시장에서 절반 이상 차지하던 생명보험권은 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은행권에 계속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은행권의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은 49.6%로 전체 시장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중 한명은 은행권 퇴직연금에 가입한 셈이다.
은행권의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7년 40.5%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2008년 47.8%로 껑충 뛰어오르며 처음으로 보험권의 시장점유율을 넘어섰다. 이후 2009년 48.5%, 2010년 49.6%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퇴직연금 시장에서 선두를 자랑하던 보험권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2007년 50.0%였던 점유율은 2008년 40.3%, 2009년 39.6%, 2010년 34.2%로 30%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
특히 생명보험권의 점유율은 2007년 42.8%에서 2010년 26.1%로 4년만에 반토막났다. 은행권(15개)과 비슷한 14개사가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삼성생명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제 증권업계의 추격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10% 미만이던 증권권은 2008년 11.8%로 10%를 넘어서더니 2009년 11.9%, 2010년 16.2%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문제는 생보사들이 퇴직연금 시장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적다는 것. 실제로 생보사들은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하거나 인원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지점영업망과 고금리를 내세우는 은행과 증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을 하는 보험사가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대형 보험사의 경우 계열사 퇴직연금 유치에서도 같은 금융 계열사에게 밀리고 있어 중소형 보험사들은 시장에 발을 내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예전처럼 꾸준히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면서 “이제 커지기 시작하는 퇴직연금 시장이 정상화되면 보험권의 노하우가 다시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